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사진=뉴시스)

[뉴시안= 남정완 기자]전기차 전환 시계가 빨라지며 완성차 업체들과 부품 개발사들의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안전성과 짧은 충전시간·긴 주행거리가 장점인 전고체 개발에 나섰다.

24일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교(UCSD) 공동 연구팀은 상온에서도 고속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해 현재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이런 장점에도 기존 개발된 전고체 배터리는 온도에 민감해 60도 이상의 고온에서만 충전할 수 있고 느린 충전 속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고체 배터리의 음극에서 도전(導電)재와 바인더를 제거하고 5㎛(마이크로미터) 내외의 입자 크기를 가진 ‘마이크로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용량을 가져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한 필수 소재로 손꼽히지만, 충·방전 중 큰 부피 변화 때문에 실제 적용이 까다로운 소재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이 기술 개발에 성공한 전고체 배터리는 500번 이상의 충·방전 이후에도 80% 이상의 잔존 용량을 유지하고,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를 40% 높여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기는 기술로 평가된다. 이를 담은 연구논문은 24일자 ‘사이언스(Science)’지(373권 6562호)에 실렸다.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교가 공동 개발한 상온 구동 장수명 전고체 전지의 충전 진행 과정. (자료=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교가 공동 개발한 상온 구동 장수명 전고체 전지의 충전 진행 과정. (자료=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시대를 앞두고 자동차 설계와 부품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됨에 따라 배터리와 전장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특히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하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9일 도요타자동차는 세계 첫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시제품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며 향후 2~3년 내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테슬라 모델X, GM 볼트 등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면서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안전성이 도마 위에 오르며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중국의 CATL, 일본의 파나소닉 등이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명환 LG에너지솔루션 CPO 사장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며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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