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박은정 기자]'유통 공룡'이라 불리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에 찬바람이 예상보다 빨리 불어들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시작된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데다, 최근에는 희망퇴직과 매각 등을 통해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20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창사 42년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희망 퇴직자에게는 기본급과 직책 수당을 포함해 임금 24개월 치와 위로금 3000만원, 자녀장학금 최대 3200만원을 지급한다. 또 11월 한 달간 유급 휴가 제공과 4개월 재취업 교육도 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변화된 유통 환경에 맞춰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젊은 인력을 많이 채용하고 변화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의 내부 변화는 올해 초부터 눈에 띄었다. 롯데하이마트가 올해 3월 창사 20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것이다. 이는 실적 부진 탓으로 풀이된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4조265억원, 영업익 10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41.1% 감소했다. 또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액이 1조9440억원, 영업이익 5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5%, 33.78% 줄어들었다. 

신세계그룹은 과감한 매각과 인수합병(M&A)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이마트 본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이달 말에 입찰을 진행할 예정으로, 매각가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성수점은 재개발 후 같은 자리에 입점할 가능성이 크다. 본사는 개발 방향에 따라 일부 입점 또는 이전 여부를 확정 짓는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본사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이베이코리아, W컨셉 등 M&A 마무리 작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올해 2월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1353억원)를 인수한 후 △4월 온라인 패션몰 W컨셉(2650억원) △6월 이베이코리아 지분(3조4404억원) △7월 스타벅스코리아 지분(4742억원)을 매입하는 등 거침없는 M&A 행보를 보이고 있다. 투입된 금액만 4조원이 훌쩍 넘는다.

이에 다가오는 2022년 임원인사 시계도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 이마트 부문 정기인사가 10월 중순에서 초반으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롯데는 예년대로 12월에 진행되지만,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등 파격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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