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의원. (사진=뉴시스)
곽상도 의원. (사진=뉴시스)

[뉴시안=김진영 기자]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것과 관련해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정치권에서는 화천대유와 관련된 야권 인사들에 대해 수사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 관계자들이 곽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공공 수사2부(부장검사 김경근)에 지난 27일 배당하고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이 지사 캠프는 “곽 의원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불법적으로 진행해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취지로 허위게시글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지난 17일 "개발 사업으로 인한 이익 중 가장 많은 돈 5000억원을 가져가고, 이익분배구조를 설계해 준 이 지사야말로 대장동 개발사업의 명실상부한 주인"이라고 쓴 바 있다.

이 지사 측은 이 같은 내용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에 해당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 지사 캠프에 따르면 곽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았다는 내용은 고발장에 적지 않았다. 50억원 뇌물 혐의와 관련해서는 자료수집이 미흡한 상태라는 게 이 지사 캠프의 설명이다.  

자신의 아들이 50억원을 받은 부분에 대해 곽 의원은 “입사해서 겨우 250만원 월급 받은 제 아들은 회사 직원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 캠프 관계자들은 고발장 접수 당일 기자회견을 열어 "피고발인의 비상식적인 행위로 미뤄볼 때 피고발인의 뇌물 등 범죄사실 또한 수사의 개시를 하기에 충분하다고 사료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과연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아니었어도 받을 수 있는 돈인지 의문"이라며 "많은 국민들은 이것을 '로또대유' 사건이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지난 24일 이 지사 측이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진행하며 일부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보도한 기자와 기사에 언급된 경북대 교수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사건도 같은 부서에 배당했다.

공공수사2부는 이 지사 측이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을 지난 19일 고발한 사건도 배당받아 수사 중이다. 이에 검찰 주변에서 “해당 수사팀이 이 지사의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관련 허위사실 여부 등을 중점으로 들여다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 검찰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이 이날 곽 의원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고발한 사건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유경필)에 배당했다.

이 단체는 곽 의원과 더불어 박영수 전 특검, 원유철 전 국민의힘 의원도 각각 뇌물수수와 사후수뢰 혐의로 고발했다. 박 전 특검의 딸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다 최근 사직했으며, 원 전 의원은 직접 법률 고문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범죄형사부는 지난 24일 화천대유에서 법률 고문을 맡았던 권순일 전 대법관에 대한 고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 중인 상태다. 이 수사팀은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중 초호화 법률 고문단이 꾸려진 배경 등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안팎에서 “검찰이 당초 이 지사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연루 여부뿐만 아니라 이번 의혹에서 언급된 법조계 인사들, 아울러 야권 인사에 대한 로비 의혹까지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와 함께 경찰도 화천대유에 대한 수사 본격화를 준비 중이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이 "전문 인력을 투입하고 집중 지휘 사건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고 지난 27일 밝히면서 경찰 수사 방향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 청장은 이날 "(화천대유가) 최근 국민적인 관심사로 되면서 용산경찰서 경제팀에서 지능팀으로 (담당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28일 경찰 소식통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FIU로부터 넘겨받은 화천대유의 금융거래자료를 분석 중이다. 

FIU는 화천대유의 자금 흐름이 이상하다고 판단해 자료를 경찰로 이첩했고 여기에는 여러 건의 의심 대상 거래가 포함돼 있다. 

FIU 자료 관련 의심되는 금융거래 사실 확인에 주력하고 있는 경찰은 내사 단계에서 3명을 조사할 계획이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를 참고인 조사한 데 이어 이날은 최대 주주인 전직 기자 김모씨를 참고인 조사 중이다. 이 밖에도 관련 회사인 천화동인 대표 A 씨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조만간 출석을 요청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들을 조사한 뒤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정식 수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최 청장은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내사) 결과를 봐야 한다"며 "조금 더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수사팀 확대 가능성에도 "입건 전 조사 결과에 따라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곽 의원 아들이 50억원의 퇴직금을 수령한 사실과 관련된 부분을 조사하고 있고, 경찰은 화천대유의 금융거래 내역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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