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中 정부 개입으로 급한 불 껐다…파산 리스크 ‘여전’
헝다, 中 정부 개입으로 급한 불 껐다…파산 리스크 ‘여전’
  • 유희준 기자
  • 승인 2021.09.29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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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부 선전(深圳)에 있는 중국 부동산개발회사 헝다(에버그란데) 그룹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AP)
중국 남부 선전(深圳)에 있는 중국 부동산개발회사 헝다(에버그란데) 그룹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AP)

[뉴시안=유희준 기자]중국 헝다그룹이 자회사가 보유한 은행 지분 일부를 매각키로 했다. 당장 급한 불은 컸지만 파산 리스크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부동산업체 2위 헝다의 파산 위기를 지켜보는 중국 정부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29일(현지시각) 중국 정취안스바오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홍콩증권거래소에 "전날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그룹 완전출자자회사 '헝다그룹난창유한공사'가 보유한 성징은행(盛京銀行) 비유통주식 17억5300만주를 선양성징자산그룹유한공사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해당 주식은 성징은행이 발행한 주식의 19.93%를 차지한다. 

성징은행의 비통주식 가격은 매주당 5.7위안이다. 헝다는 이번 매각을 통해 99억9300만위안(약 1조8300억원)을 확보, 성징은행에 대한 부채를 갚는 데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헝다그룹은 "우리 회사의 유동성 문제가 성징은행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성징은행이 국유기업(선양성징금융투자유한공사)을 최대주주로 영입하는 것은 은행의 안정적인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헝다의 주가는 홍콩증시에서 장중 12%가량 급등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주요 외신들은 중국 당국이 헝다 위기로 인한 자금난 여파 등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 발표로 헝다의 유동성 리스크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단, 매각 수익이 성징은행에 대한 채무 상환을 위해 요구되는 상황에서 주택구매자, 채권보유자 등에 대한 막대한 부채를 갚는 데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헝다그룹의 채권 등을 포함한 현재 부채 규모는 1조9700억위안(약 36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헝다는 지급해야 할 달러 채권 이자 8350만 달러를 내지 못해 디폴트 위기를 키웠다. 다만, 30일의 유예 기간이 주어지면서 당장 디폴트로 결정되지는 않았다. 또 이날 만기가 도래한 2024년 3월 만기 달러채 이자 4750만달러(약 563억원) 지급을 충족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시장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헝다는 막대한 부채를 통해 중국의 2위 부동산개발 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가 '공동부유'를 강조하며 과열된 부동산 시장에 대해 대출 규제에 나서며 궁지로 몰리게 됐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헝다의 파산 위기는 골치 아픈 문제다. 막대한 부채를 통해 중국 2위 부동산개발 업체로 성장한 헝다를 구한다면 다른 기업에게도 실패하기엔 이르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최근 '공동부유'를 강조하며 과열된 부동산 시장에 대해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반면 헝다가 이대로 파산할 경우 미완성 아파트를 기다리는 주택 구매자들과 수백개의 소규모 기업, 채권자, 은행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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