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성남 대장동 개발 관련 의혹 관계자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진 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당초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새벽 복통을 호소해 응급실을 찾았고 이를 이유로 출석을 한시간 미룬 상태였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건강 이상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병원에서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검찰이 성남 대장동 개발 관련 의혹 관계자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진 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당초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새벽 복통을 호소해 응급실을 찾았고 이를 이유로 출석을 한시간 미룬 상태였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건강 이상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병원에서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검찰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응급실에서 체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은 전날 오전 유 전 기획본부장을 병원 응급실에서 체포했다. 당초 검찰은 유 전 본부장에게 지난달 소환통보를 했지만 나오지 않았고, 이에 검찰은 곧바로 긴급체포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은 전날인 9월 30일께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1일 새벽 응급실로 향했다. 그는 이를 이유로 검찰 출석 시간을 한 시간 가량 늦췄으나,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그를 응급실에서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부터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을 체포해 조사하는 것은 지난달 29일 화천대유자산관리회사(화천대유), 성남도시개발공사 등 동시다발 압수수색으로 관련 자료를 확보한 지 이틀 만이다. 검찰은 압수수색에 이어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유 전 본부장을 체포하면서 검찰 주변에서 “수사가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하며 대장동 사업 민간사업자 선정, 수익 배당구조 설계 등에 관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억대 배당금을 받은 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5호 실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검찰은 현재 유 전 본부장 등 핵심 관계자의 대화내용이 담긴 녹취파일 등을 확보하고 이를 분석 중이다. 

또 검찰은 이틀 후인 지난달 29일 화천대유와 유 전 본부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며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는 확보하지 못했다.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져 증거인멸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전날엔 성남도시개발공사 2차 압수수색을 통해 유 전 본부장이 사용하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추가로 확보했다.

아울러 검찰은 같은 날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2처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그는 대장동 사업 초기 실무를 맡으면서 민간 이익이 과도해질 수 있는 구조라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도 이날 소환할 계획이었으나, 일정 등을 이유로 출석을 내주 초로 미뤘다고 한다. 그는 유 전 본부장과 함께 개발사업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로, 최근 관련한 과거 서류를 살펴본 것으로도 전해졌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상대로 정 회계사가 제출한 자료가 사실인지, 금품을 전달받은 적이 있는지, 민간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 특혜는 없었는지, 수익 배당구조를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설계한 것은 아닌지 등을 캐고 있다.

이와 함께 유 전 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 당시 은폐한 것으로 알려진 휴대전화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하다.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는 관련자들과의 대화내용·기록이 들어있는 핵심 증거일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지난 30일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은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던져버렸고, 현장에 있던 수사팀이 건물 밖으로 나가 인근 도로를 수색했지만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했다.

이는 결국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사실상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전 본부장은 전날 용인시 자택 앞에서 기자들에게 휴대전화를 감추려한 이유에 대해 "그럴 사정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는 "술을 먹고 그랬다"는 취지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유 전 본부장이 전날 자택 앞에서 새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돼 보도되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측근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하며 대장동 사업 민간사업자 선정, 수익 배당구조 설계 등에 관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그는 화천대유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 천화동인 1호 소유주로 알려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지분을 차명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한편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일 김만배씨 등 관련자 8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고 밝혔다. 출국금지 대상에는 김씨 외에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와 관계회사인 천화동인 1호의 이한성 대표 등 8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의 신분을 피의자로 전환하고 수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월 화천대유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이 있었다는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를 넘겨받고, 6개월 가까이 내사(입건 전 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밖에 경찰은 이날 전담팀 규모를 확대했다. 기존 수사 인력에 회계 분석 등을 위한 경기남부청 수사 인력 24명을 증원, 총 62명으로 전담팀을 확대한 것이다. 또 전담팀의 책임자도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총경) 수사부장(경무관)으로 격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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