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손흥민이 5일 경기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위해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손흥민이 5일 경기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위해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대한축구협회)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사람은 누구나 승부를 겨루면서 살아간다. 저녁내기 같은 작은 승부도 있지만 때로는 자신의 운명을 걸어야 하는 큰 승부도 있다. 하물며 스포츠 세계에서의 승부는 늘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할 만큼 절박한 상황에서 벌어진다. 매주 목요일,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같은 행위의 반복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들어서는 스포츠 인들의 몸부림을 들여다본다.

한국의 3각 편대냐, 시리아의 급조 편대냐

오늘(7일) 저녁 8시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벌어질 200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 대 시리아의 3차전은 ‘3’의 전쟁이다.

유럽축구 정규리그에서 각각 3골씩을 넣고 있는 손흥민(토트넘 3골 1도움), 황의조(보르도 3골 1도움), 황희찬(울버 햄튼 3골) 3명의 선수가 3각 편대를 이뤄 시리아전에서 승점 3점을 노린다.

그러나 시리아 전력도 만만치 않다.

시리아는 월드컵 최종 예선 아랍에미레이트 UAE(0대0 무승부), 이란(0대 1패)과의 1, 2차전에서 빠졌었던 알 아흘리의 오마르 알소아 선수가 부상에서 회복되어 합류했다.

오마르 알소아 선수는 시리아의 손흥민이다.

사우디아리비아리그에서 득점왕을 세 번이나 차지했었다. A매치 26경기에서 15골을 넣어서 경기 당 득점률이 57%나 된다. 키가 1m 92cm나 되어 공중볼에 강하고, 양쪽 발을 모두 잘 사용하기 때문에 수비수로서는 막기 까다로운 선수다.

아랍에미레이트(UAE) 알 와흐다 팀에서 공격수로 뛰고 있는 오마르 크리빈(1m 82cm, 3골 3도움)도 경계해야 할 선수들이다.

그러나 그리스 1부 리그 니키아스 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 아야스 오스만은 엉뚱하게도 그리스 축구협회의 행정상 실수로 한국에 오지 못해 시리아는 급조된 3각 편대로 싸워야 한다.

오늘(7일) 한국 대 시리아의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은 ‘3’의 전쟁이다.

한국이나 시리아나 모두 승점 3점에 모든 것을 걸고 있고, 한국은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시리아의 오마르 알소아, 오마르 크리빈, 아야스 오스만의 대체 선수의 3각 편대에 승부를 걸고 있다.

두 팀의 주 공격수들인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그리고 시리아의 오마르 크리빈 등 3명의 선수가 모두 유럽과 중동리그에서 3골씩을 넣고 있기도 하다.

한국 역대 시리아전 모든 경기 한 골 차 승부

한국 대 시리아의 역대 전적은 8전 4승 3무 1패로 한국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한국이 시리아에 마지막으로 패한 것은 1984년 아시아안 컵 대 0대1로 패한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벌어진 그 대회에서 한국은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한국은 A조 예선에서 5팀 가운데 2무 2패 최하위인 5위로 탈락했는데 시리아와의 경기에서는 전반 13분에 하산 선수에게 결승 골을 얻어맞고 0대1로 패했었다.

한국이 시리아에 이긴 4경기 모두 한 골 차로 이겼고, 패한 경기도 한 골 차로 졌다.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에서도 두 번 맞붙었는데, 1승 1무(0대0, 1대0)로 한국이 앞섰지만 이긴 경기 역시 한 골 차 승부였다.

따라서 오늘 시리아전은 한 골 차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에 선취 골이 매우 중요하다.

시리아 역시 중동 축구 특유의 침대 축구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의 선취 골은 사실상 승부를 가리는 골이면서 시리아의 침대 축구를 원천 봉쇄하는 골이기 때문이다.

시리아 파이브 백 확실

시리아는 튀니지 출신의 나블리 마룰리 감독이 임금체불로 사퇴하고, 지난 7월부터 자국 출신의 나자르 마흐루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그러나 전형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마흐루스 체제 2무 2패)

시리아는 약팀을 상대로는 정상적인 플레이(포백)를 하지만, 이란이나 한국, 일본 같은 강팀을 상대할 때는 5명이 수비를 하는 파이브 백을 선다.

파이브 백을 뚫기 위해서는 양쪽 측면 공격도 시도하면서 동시에 중앙 쪽도 노려야 한다.

시리아가 이란에 실점한 것은 이란 공격수의 슈팅을 할 때 시리아 수비수의 자책골 같은 실점이었다. 밀집 수비는 자칫 자책골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슈팅 찬스가 나면 될 수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슈팅을 날리는 것도 필요하다.

파이브 백을 서는 팀은 수비에 치중하다가도 양쪽 윙백들이 호시탐탐 역습을 노리기 때문에 늘 경계해야 한다.

시리아전이 중요한 이유

한국 축구는 아시아 최초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10대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한국이 10개 대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번 최종예선 10경기 가운데 오늘 벌어질 시리아전에 가장 중요하다.

현재 한국은 1승 1무 승점 4점으로 2위, 시리아는 1무 1패 승점 1점으로 4위에 머물러 있다.

한국이 오늘 시리아전에서 승점 3점을 챙기면 세계축구의 지옥이라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12일 벌어질 이란전이 부담이 크지 않다. 그 경기에서 이기면 좋지만 비겨도 상관없고, 설사 패하더라도 2승 1무 1패(승점 7점)로 2위를 유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시리아전에서 비기거나 패하면 이란전이 지옥의 경기가 될 수 있다. 세계축구의 지옥(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반드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축구인들은 “시리아전에서 이기지 못하는 것이 이란전에서 패하는 것보다 더 충격이 크다”고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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