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오전 전남 강진에서 바라본 청명한 하늘에 기우는 달을 배경으로 여객기가 날아가고 있다. (사진=강진군)
지난달 26일 오전 전남 강진에서 바라본 청명한 하늘에 기우는 달을 배경으로 여객기가 날아가고 있다. (사진=강진군)

[뉴시안= 남정완 기자]올해 가을 하늘은 유달리 맑다.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던 예년과 달리 그야말로 오랜만에 만끽하는 청명한 가을하늘이다. 지난 9월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관측 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9월 한 달간 전국 497개 국가대기오염측정망에서 관측된 초미세먼지 오염도 분석 결과를 7일 공개했다.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9월 전국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8㎍/㎥로 9월 농도로는 가장 낮았다. 지난해 9월보다 33.3%, 2015년 9월보다는 52.9% 각각 감소한 수치다.

‘좋음’(하루평균 농도 15㎍/㎥ 이하) 일수는 30일 중 28일로, 2015년 9월 대비 6일 증가했다. 반면 ‘나쁨’(하루평균 36㎍/㎥ 이상) 일수는 단 하루도 없었다.

시간 농도를 기준으로 9월의 좋음 발생 빈도는 2016년 25% 대비 3.8배 증가한 94%로 나타났다. 전국 17개 시도별 초미세먼지 농도는 6~9㎍/㎥ 수준이다. 강원 지역이 6㎍/㎥로 가장 낮고 서울·세종은 7㎍/㎥였다.

그렇다면 초미세먼지는 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 우리나라에 상시 체류하던 미세먼지가 자취를 감춘 것은 동풍의 영향으로 대기 확산이 원활해진 덕분으로 보인다. 평년 9월에는 오호츠크해 부근에서 고기압이 강해지며 기압 차로 인해 한반도와 동해상, 중국 북부지역까지 동풍이 증가해 차고 깨끗한 기류가 자주 유입된다.

지난달 서울 기준 동풍 계열 빈도는 69.5%로 전년도 45.3% 대비 24.2%포인트 증가했다. 대기 혼합고(대기가 섞이는 높이)도 839m에서 899m로 약 7% 증가면서 청정기류가 유입되고 대기가 확산하는데 유리한 조건이 마련됐다는 게 환경과학원의 설명이다.

환경과학원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이례적으로 낮게 나온 것은 미세먼지 상시대책 효과로 국내 배출량이 감소한데다 동풍에 따른 대기 확산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굴뚝자동측정기기(TMS) 사업장의 1~9월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2015년 이후 55% 감소했다. 올해 1~9월 배출량은 2만2461t으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약 9.7% 줄었다. 특히 전년 대비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7월을 제외하고 지속해서 감소했다.

초미세먼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5등급 노후 차량 대수도 2018년 12월 258만 대에서 2021년 9월 138만대로 46.5% 감소했다. 2015년 이후로 자동차 연료가 연소할 때 직접 배출되는 원소 탄소 농도 역시 2018년 이후 감소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과학원은 “중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5월 이후 유사한 농도 수준을 보이고 있다”면서 “중국이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겨울철이 되면 바람의 방향이 뒤바뀌며 중국으로부터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대량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9월 초미세먼지 관측 결과가 바람의 영향과 국내 미세먼지 저감 조치에 따른 결과인지 아닌지는 향후 2~3달간의 대기질을 주시해 보면 알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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