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뉴시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10월 둘째 주 경제 뉴스 중 백미는 금융 핀테크 기업 토스의 움직임입니다.

토스는 2015년 공인인증서 없이 쉽고 빠르게 송금하는 간편송금 서비스를 시작해 단기간에 이용자를 크게 늘린 기업입니다. 최근에는 국내 3호 인터넷 은행을 출범시키면서 높은 한도, 낮은 금리 대출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걸어 단 며칠 사이에 1백만 명 이상의 고객을 끌어들이기도 했지요. 업계에 따르면 토스의 월간 순 이용자는 이미 카카오뱅크를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토스는 올 초 토스 증권을 출범시켜 3개월 만에 계좌 350만 개를 유치해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이 정도 유치실적은 통상 금융 대기업들도 5년 이상 걸리는 수준입니다. 이쯤 되면 ‘금융 슈퍼 앱’이라 해도 이상치 않은 상황입니다. 토스는 사실상 국내 최대의 핀테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토스가 이번에는 쏘카가 보유한 타다 운영사 브이씨엔씨 지분 60%를 인수했습니다. 업계 얘기를 들어보면 이번 인수는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됐다고 합니다. 참으로 전광석화 같은 발걸음입니다. 이번 인수는 핀테크에 모빌리티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토스 이용자가 2000만 명이고, 타다 이용자가 900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확실한 생태계를 확보한 셈입니다.

토스의 슬로건은 어렵고 불편한 게 아니라 쉽고 상식적인 플랫폼입니다. 이런 인식은 MZ세대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지요. 실제 직장인이 뽑은 행복기업 1위가 토스입니다.

이런 토스를 이끄는 인물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39)입니다. 서울대 치의학과 졸업 뒤 치과의사를 그만두고 창업에 뛰어든 인물입니다. 토스는 8번의 창업 끝에 탄생한 기업입니다. 이 대표는 2016년 핀테크협회 출범 당시 초대 협회장을 맡기도 했지요. 지난 3월에는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 등과 함께 영 글로벌 리더로 선정되기도 했지요. 이 대표의 움직임은 독과점 논란의 중심에 있어 당분간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상황과는 대조적입니다.

물론 토스는 아직 카카오에 비해 기업규모는 작습니다. 하지만 토스는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으로 가고 있습니다. 기업가치는 벌써 10조 원에 육박했습니다. 유튜브에 있는 토스 다큐멘터리는 이미 조회 수 100만이 넘었습니다. 다큐에는 이런 대목이 나오지요. “토스에는 40개의 사일로팀이 있다. 각자 정한 목표가 있는데 이를 달성하는 팀은 2개 팀뿐이다. 나머지 38개 팀은 실패한다. 95%가 성공하지 못하는 거다. 그런데 그런 부분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익숙하다. 좌절하지 않고 담담하게 다시 또 나아간다.”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얘기지요.

이 대표는 기업가의 역할을 “무엇보다 세상에 풍요를 공급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힘주지 않지만 담담하면서도 의미 있는 얘기입니다. 토스의 행보가 어디로 갈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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