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오후 이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 도착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대한축구협회 제공)
9일(현지시간) 오후 이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 도착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대한축구협회)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벤투호가 지난 7일 홈에서 시리아에 2대1 극적인 승리를 거둔 후 9일 밤 전세 비행기를 이용, 테헤란에 도착했다. 그 후 전원 ‘코로나 19’ 검사를 받고 휴식을 취한 후 12일 밤 이란 원정 경기에 대비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컵 축구 대표 팀이 오는 12일 밤 10시 30분에 이란과 원정 경기를 치른다.

벤투호는 이번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0경기 가운데 A조 최강 이란과의 원정 경기가 가장 어려운 고비라고 할 수 있다.

벤투호가 이번에 원정 경기를 치르는 이란의 홈구장인 아자디스타디움은 세계축구의 지옥이라 불린다.

세계최강 프랑스, 브라질 등도 아자디 스타디움에서는 이란에 이기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지난 5년 동안 이란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국제 축구 경기에서 14전 12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 때 이란에 0대2로 패한 이후 7전 2무 5패로 47년 동안 아직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이번이 8번째 도전이다.

과연 아자디스타디움 8번째 경기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아자디 스타디움은 1274m 고지에 있어 공기 밀도가 희박해서 빨리 지치는 데다, 과거에는 여성들의 축구 관람이 금지되어 있어서 남자 관중들 10만여 명이 질러대는 함성에 원정팀 선수들이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 또한 심판의 편파판정도 변수였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국 대표 팀이 월드클래스에 올라있는 손흥민과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 김민재가 버티고 있고, 지난 10일 전세 비행기로 한국에서 이란으로 이동해 원정 경기에 대한 부담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이 호 선수는 “(전세 비행기로) 편하게 왔다. 잘 준비를 해서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2일 밤 한국 대 이란전은 ‘코로나 19로 인해 이란의 10만 홈 관중도 없고, 국제경기뿐만 아니라 국내 경기에도 있는 VAR도 없고, 중동축구 특유의 침대 축구도 없는 3무(無) 축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8 러시아월드컵 상황과 비슷해

5년 전인 2016년,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과 지금 상황이 너무 흡사하다.

당시 한국과 이란은 같은 A조에 속해 있었다. 그때도 한국과 이란은 예선 4차전 아자디스타디움에서 만났다.

한국은 손흥민을 앞세워 아자디스타디움 7전 8기(그때 까지 2무4패)를 노렸지만 변변한 슈팅 한번 날리지 못하고 0대1로 패했다.

이란은 수비에 치중하다가 빠르고 정확한 역습으로 골을 만들어 냈다.

당시 이란은 전반전에 골을 넣고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침대 축구를 하지 않고 정상적인 플레이를 했다.

한국은 2승 1무를 기록하다가 이란에 패해 2승 1무 1패로 이란(3승 1무), 우즈베키스탄(3승 1무)에 이어 3위로 내려앉았다.

벤투 감독의 비장한 출사표

벤투 감독은 지난 8일 시리아에 2대1로 이긴 후 가진 인터뷰에서 “(월드컵 예선은)모든 경기기 중요하고, 물론 이란 원정 경기도 중요하다. 이란은 좋은 팀이다. 좋은 선수들이 많고, 피지 컬도 강하다. 경험이 있고, 기술이 있는 팀이다"고 평가했다.

벤투 감독은 ”(이란전이)나에게는 하나의 도전이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선수들이 최선의 방법으로 회복하는 걸 돕는 것이다. 이란과의 원정 경기는 이번 월드컵 예선 10경기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우리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이란도 역시 어렵고 힘든 경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A매치 통산 31전 9승 9무 13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이란에 마지막으로 이긴 것은 지난 2011 카타르 아시안 컵 8강전, 연장전에서 윤빛가람 선수의 결승 골로 1대0으로 이긴 것이 마지막 승리였다. 최근 6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2무 4패로 밀리고 있는데, 6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국은 겨우 1골을 넣었다.

이란, 사실상 유럽 팀

이번 월드컵 예선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출전하고 있는 이란 대표에 소집된 26명의 선수 가운데 유럽파는 15명으로 과반수가 넘는다.

이란의 드라간 스코치치 감독은 제니트의 사르다르 아즈문, 포르투의 메흐디 타레미, 폐예노르트의 알리레자 자한바크슈 등이 삼각편대를 이루게 된다.

그밖에 유럽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을 거의 모두 뽑아, 유럽파들로 만으로 ‘베스트 11’을 구성하고도 남는다. 손흥민, 황희찬, 황의조, 황인범, 이재성 등 한국의 유럽파 7명보다 두 배가 넘는다.

유럽파들이 많다고 해서 팀 전력이 좋다고는 볼 수 없지만, 유럽축구리그가 세계에서 가장 수준이 높은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등 유럽파와 이동준 등 국내파 선수들을 적절하게 배치해 이란전에 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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