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지지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경선 사사오입 철회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지지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경선 사사오입 철회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 후유증이 크다.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하는 국회의원 20여 명은 “이재명 후보가 얻은 표는 49.3%이다.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선관위에 공식적으로 이의제기를 신청했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24만 여 명의 3차 국민선거인단은 28%대 62%의 선택을 했다. 이재명 28.3%, 이낙연 62.7%다. 이재명 후보가 크게 패하면서 최종 득표율이 5%p 하락한 50.29%로 과반 턱걸이를 하면서 후보가 됐다. 이 전 대표 측에서 “정세균 김두관 후보가 얻은 득표를 유효표로 인정해야 한다. 그렇게 계산하면 49.3%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3차 국민경선 선거인단에서 이재명 후보의 패배는 충격적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50% 이하로 득표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의원과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서울 지역 경선에서도 이재명 후보는 50%를 넘긴 반면 이낙연 후보는 36%대를 기록했다. 다른 지역 경선과 크게 다르지 않는 흐름이었다. 그런데 3차 국민경선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이재명 후보가 이낙연 후보에게 30%p 이상 뒤지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재명 캠프에서도 “충격적 결과다.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역선택이 작용했다” “이낙연 전 대표 지지세가 막판에 결집한 결과다” 등등 이런저런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대장동개발 특혜의혹’을 빼놓고 말하기는 어려워보인다. 3차 국민선거인단이 투표에 들어간 시기는 10월6~10일이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되는 등 ‘대장동 이슈’가 전국을 뒤덮고 있을 때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 게이트다. 오히려 나의 청렴함과 유능함을 보여줄 기회다”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결국 ‘대장동’ 민심이 이재명 후보에게 강한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본적인 책임과 대처 자세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어쨌든 이런 결과가 나온 뒤 이낙연 후보는 ‘승복 선언’을 하지 않고 있다. 일단 당 선관위가 이의제기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원팀’을 강조하는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속이 타들어가는 상황이다. ‘대장동’ 수사는 급물살을 타는 반면 이낙연 후보는 결과에 이의제기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낙연 후보의 이의제기는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송영길 대표가 이미 끝난 얘기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이재명 후보를 20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 발표를 했고, 제가 추천서를 부여 했다”는 것이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선관위원장도 “절차상 하자는 없었다. 당규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됐다”는 입장이다. 이미 이재명 후보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하는 등 대선후보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축하 인사를 했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이미 칼을 뺀 이상 그냥 집어넣을 수도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민주당은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할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낙연 전 대표 측을 밀어붙이면 될까. 그렇게 하면 후유증이 더 심각해질 것이다. 결국 현 상황을 합리화하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인하는 쪽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당규 59조와 60조 해석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있는 만큼 당무위원회 등을 소집해 해석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이낙연 전 대표 측이 물러설 수 있는 명분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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