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디벨로퍼스를 통해 다양한 차량 데이터를 파트너사에 제공하고 있다. (사진=기아)
기아는 디벨로퍼스를 통해 커넥티드 기반의 차량 데이터를 파트너사에 제공하고 있다. (사진=기아)

[뉴시안= 남정완 기자]자동차를 팔기만 하면 되는 시대가 끝나고 자동차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비즈니스 시대가 온다. 최근 은행이나 금융 앱 등 핀테크 업체들이 완성차 업체와 협력에 나서며 모빌리티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하나은행·핀다와 함께 ‘커넥티드카 기반 금융 서비스’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 확대를 본격화했다.

현대차·기아는 차량으로부터 수집된 운행정보, 운전습관, 차량상태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하나은행과 핀다에 제공하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양사는 금융상품과 대출 등의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핀테크기업 토스는 쏘카가 보유한 타다 운영사 브이씨엔씨 지분 60%를 인수했다. 

현대차는 어떻게 자동차에서 데이터를 수집할까? 자율주행차와 함께 자동차 산업의 키워드로 떠오른 ‘커넥티드카(Connected Car)’에 답이 있다. 커넥티드카는 통신 모듈을 장착해 차량 외부에서도 IT 기기와 데이터 공유를 할 수 있는 차량을 말한다.

금융·핀테크 업체들은 완성차 업체들이 제공하는 ‘데이터’에 관심이 많다. 데이터 플랫폼으로 변모한 자동차는 운전자가 어디를 자주 가고, 어떤 것을 좋아하고, 무엇에 관심을 두는지 말해준다. 기술적으로 자율주행 역시 달리는 자동차와 외부의 도로 교통상황이 끊임없이 데이터를 주고 받는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운전자가 더이상 운전할 필요가 없어지는 때가 오면 이동하는 시간 동안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만이 남는다. 이런 이유로 구글이나 애플이 커넥티드 서비스에 뛰어든다.

차량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은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금융, 핀테크, 차량공유 기업 등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데이터 플랫폼 시대는 이미 대세가 됐다. 스마트폰 등 IT 기기에 이어 ‘자동차’ 차례가 온 것뿐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019년부터 ‘현대 디벨로퍼스(Developers)’를 시작으로 지난해 기아·제네시스 오픈 데이터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차량운행 데이터를 API 형태로 여러 파트너사에 제공한다. 예를 들면 원격 문열림 기능을 활용한 ‘비대면 출장세차’나 잔여 주유량 데이터를 활용한 ‘주유소 추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서비스 제공의 일환으로 현대차는 지난해 SK렌터카, 쏘카와 모빌리티와 사업 협력에 이어 최근 하나은행, 대출비교 플랫폼 핀다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개인(위치)정보 문제 등 아직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운전자가 동의하는 것을 전제로 개인정보보호 범위 내에서 데이터 공유가 이뤄진다고 말하지만, 개인정보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정할 것인지를 놓고 그 경계가 애매 모호한 것이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커넥티드카 기반의 데이터 수집·활용과 관련해 파트너사인 금융·보험사 등에 제공하는 개인정보의 범위와 목적을 한정할 필요가 있다”며 “보다 명확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빠르게 급변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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