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하이브리드 SUV ‘쏘렌토 HEV’. (사진=기아)
기아 하이브리드 SUV ‘쏘렌토 HEV’. (사진=기아)

[뉴시안= 남정완 기자]21일 오전 출근길은 평소보다 약간 한산했다고 한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도로에 차량이 많아지는 것과는 반대현상이다. 전문가들은 고유가를 이유로 지목한다. 실제 국내 휘발유 가격이 1800원까지 치솟으면서 차를 끌고 나오기가 부담스러워졌다는 운전자가 많다.

이런 까닭에서인지 최근 하이브리드카를 찾는 소비자가 부쩍 늘었다. 전기차를 사고싶지만 부족한 충전시설과 비싼 차량 가격 등으로 부담스러워 하는 이들이 대안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총 15만821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6% 증가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에 터보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 판매량이 급증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2만5004대가 팔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2% 껑충 뛰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탑재해 총 합산 출력 230마력의 성능을 지녔다. 복합연비는 15.3km/ℓ(2WD)다. 차량 가격은 2WD 프레스티지 모델 기준 3515만원부터다. 높은 연비와 정숙성에 강력한 동력 성능까지 하이브리드카의 장점을 두루 갖춘 점이 인기의 비결로 꼽힌다.

 법규상 친환경차 세제 혜택 기준은 배기량과 연비를 따진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배기량은 1591cc로, 해당 배기량의 차량은 복합연비 15.8㎞/ℓ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이 기준에 0.5㎞/ℓ 부족해 그간 세제혜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친환경차 관련 규정이 개정돼 취득세·개소세 등 세제 혜택이 적용된다. 다만 바뀐 규정에도 불구하고 쏘렌토 하이브리드 4WD 모델은 연비가 13.7㎞/ℓ여서 세제 혜택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1~9월 국내 판매량 기준 기아 ‘쏘렌토 HEV’(2만5004대)가 1위를 차지했으며, 현대차 ‘그랜저 HEV’(1만9302대)가 뒤를 이었다. 수입차 기준으로는 렉서스 ‘ES300h’(4890대)와 BMW ‘530e’(3773대)가 높은 판매 실적을 거두고 있다.

렉서스 HEV 'New ES300h'. (사진=렉서스코리아)
렉서스 하이브리드 세단 ‘New ES300h’. (사진=렉서스코리아)

렉서스는 지난달 ES300h를 업그레이드한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2.5ℓ D-4S 가솔린 엔진에 대용량 배터리와 강력한 2개의 모터를 장착했다. 17.2 km/ℓ(New ES 300h), 16.8 km/ℓ(New ES 300h F SPORT)의 연비를 발휘한다. 차량 가격은 럭셔리 모델 기준 6천190만원부터다.

BMW코리아도 올해 1~7월까지 국내 수입된 PHEV 모델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9.5% 증가한 5946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PHEV 판매를 이끈 모델은 5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뉴 530e’ 모델이다. 지난 6월 한 달에만 700대가 팔리는 등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뉴 530e i 퍼포먼스 모델은 113마력의 전기모터와 184마력의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엔진과 모터 합산 복합 연비는 16.7㎞/ℓ다. 12.0kWh 용량의 고전압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39㎞까지 주행할 수 있다. 또한 순수 전기 모드에서도 최대 시속 140 km/h까지 주행할 수 있다. 차량 가격은 럭셔리 플러스 모델 기준 7700만원부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가 신형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지만 동시에 HEV·PHEV 모델에 대한 수요도 꾸준하다”라며 “EV로 선뜻 넘어가기 꺼리는 소비자에게 하이브리드카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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