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뉴시안= 김진영 기자]검찰이 일명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민간업체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700억을 받기로 약정한 혐의를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기소하면서 배임 혐의를 빼고 기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을 구속하면서 적시한 배임 혐의를 최초 공소장에 적지 못하면서 수사가 윗선을 향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장동 수사팀은 지난 2일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당시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 등에 이익을 몰아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수천억원 상당의 손해를 가했다고 적시해 놓고도 이 부분을 기소하지 않은 것이다. 

또 화천대유 김만배씨에게 5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도 기소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위한 꼬리자르기 수사"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지난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유 전 본부장을 구속 기소하며 배임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유 전 본부장의 구속 기한 만료를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사업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최종 책임자였던 점을 들어 “유 전 본부장의 배임혐의를 타고 들어가면 이재명 후보도 소환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검찰이 피해가겠다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성남시설관리공단의 기획관리본부장으로 근무하며 대장동 개발업체로부터 사업편의 제공 등의 대가로 수회에 걸쳐 3억5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0~2021년 민간개발업체로부터 700억원을 받기로 약속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세금 등을 공제하면 428억원이다. 검찰이 일명 '700억 약정설'을 사실로 본 것으로 풀이된다.

유 전 본부장은 2014~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관리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대장동 개발업체 선정, 사업협약 및 주주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특정 민간업체에 유리하게 편의를 봐주는 등 직무상 부정한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최초로 기소하면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적시된 내용은 영장혐의에 3분의2를 뺀 나머지 부분에 불과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번 검찰의 유동규 기소를 두고 "정치적 배임" "검찰이기를 포기" "이재명 일병 구하기" "이재명 사수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22일 페이스북에 "검찰이 유동규를 기소하면서 뇌물죄만 적용하고 배임죄를 뺀 것은 이재명 후보의 범죄를 숨기고, 그에 대한 수사까지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결과적으로 검찰이 직권을 남용, 처벌해야 할 범죄를 처벌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국가에 해를 끼치는 정치적 배임"이라고 맹폭했다.

윤 후보는 "구속영장에 적시된 혐의가 기소 과정에서 빠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에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유동규 기소에서 배임죄를 뺀 일은 그야말로 검찰이 검찰이기를 포기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성남시청을 압수수색 하면서 시장실을 빼먹지를 않나, 유동규를 체포하면서 창밖으로 던진 휴대폰을 못 찾지를 않나, 도대체 검찰이 뭐 하자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사람들 말대로 '이재명 일병 구하기'입니까? 검찰이 무슨 이재명 사수대입니까? 저는 지금까지 이런 검찰을 본 적이 없다"고 윤 후보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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