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br>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의 화학적 결합은 가능할까. 두 사람은 지난 24일 만나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2주 만의 만남이었다. 이른바 ‘명-낙 회동’은 ‘원팀 기조’라는 측면에서 이 후보가 큰 고개를 하나 넘은 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을 위한 사전 분위기 조성이 이루어진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회동에서 이 후보가 이 전 대표를 배려한 부분이 여럿 눈에 띄었다. 일단 장소가 이 전 대표의 지역구였던 종로의 한 찻집이었다. 이 후보가 10분 먼저 도착해 이 전 대표를 기다린 것도 눈에 띄었다. 이 전 대표가 먼저 발언하도록 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 전 대표는 인사말에서 “저는 문재인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 당원과 지지자께서는 여러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이어가야 한다는 대의를 버리지 말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또한 “인생으로나 당 활동 이력, 삶의 경륜이나 역량이나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는 대표님”이라고 이 전 대표에게 화답했다. 

겉보기에는 화기애애한 듯 보였다. 그러나 두 사람의 회동 시간은 35분에 그쳤다. 형식적이고 건조하게 보였다. 경선 기간에 쌓인 앙금을 풀고 마음이 움직이기에 35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아보였다. 막걸리 잔을 부딪히면서 장시간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면 만남의 의미가 훨씬 크게 다가왔을 것인데 그러지 못했다. 이 전 대표가 아직도 ‘맺힌 것’을 다 풀지 못했다는 반증으로 읽힌다. 

이 전 대표 측 정운현 전 공보단장이 페이스북에서 방송인 김어준씨를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김어준씨가 유튜브 방송에서 “지금부터는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며 사실상 이 후보 지지선언을 하자 정 전 단장은 “유력한 방송인으로 불리는 김어준 씨가 이재명 후보를 공개 지지, 호소한 것은 옳지 않다. 정 하고 싶으면 방송을 그만두고 이재명 캠프로 가면 된다. 이미 친이재명 방송을 해왔고, 향후에도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면 이번 기회에 마이크를 놓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화학적 결합’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가 필요해 보인다. 우선 시간이다. 경선 과정에서 격렬하게 맞섰기에 금방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하나가 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둘째는 이 후보의 낮은 자세다.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 측의 공세에 이 전 대표 측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이 후보가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마음을 얻어야 한다. 셋째는 본선 경쟁력이다. 결국 이 후보가 ‘확실한 정권재창출 후보’라는 믿음을 이 전 대표 지지자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선경쟁력에서 야권 후보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넷째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도 중요하다. 결국 이 후보로서는 자신의 길을 얼마나 잘 걸어가서 스스로의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느냐에 향후 운명이 달렸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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