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권후보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권후보

[뉴시안= 김진영 기자]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건의 핵심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관련된 의미있는 정보를 적지 않게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또 대장동 개발사업이 착수된 2015년 이전 당시 유동규 전 본부장이 정민용 변호사·김민걸 회계사 등을 데려오기 위해 황무성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의 반대에도 전략사업팀을 만든 정황도 드러나 검찰이 이 부분을 캐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황 사장은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으로부터 사퇴종용을 받은 이유로 "불만을 제기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유동규팀'이라고도 불리던 전략사업팀 구성에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사장은 유한기 전 본부장의 추천으로 발탁된 외부 인사로 알려져 있다. 공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의 경력을 살려 사업을 추진해보자는 취지로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황 전 사장은 기존에 하던 방식과 다르게 '기획'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 공사 내부에 전략기획팀을 구성하려 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곧 무산됐다. 유동규 전 본부장 등이 이를 못하도록 막았다는 것이다. 유동규 전 본부장 등은 ‘전략기획팀’이 아니라 자신들의 지휘를 받는 별도의 ‘전략사업팀’ 신설을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이들은 전략사업팀에 변호사나 회계사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사장은 전략사업팀을 만들자는 제안에 반대하며 "법무팀장이 변호사인데 변호사를 한명 더 뽑을 필요는 없다", "회계사를 뽑아 상시로 둘 이유가 없고 회계 업무와 관련한 건 필요시 용역을 주면 된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한다.

검찰은 이에 대해 황 전 사장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결국 천화동인 4호 남욱 변호사가 추천한 정민용 변호사와 5호 정영학 회계사가 추천한 김민걸 회계사가 2014년 11월께 전략사업팀에 합류하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변호사는 공모지침서를 작성한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 컨소시엄 심사위원으로도 참석,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전략사업팀은 초과이익환수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내부 직원들의 의견에도 이를 삭제한 채 사업협약 최종본을 만든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전략사업팀 신설에 반대했던 황 전 사장은 결국 개발사업이 본격화되기 전인 2015년 2월께 유한기 전 본부장의 종용을 받고 사퇴했다. 

검찰은 그 배경에 유동규 전 본부장과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당시 성남시장) 등이 있었을 것이라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지난 24일 유한기 전 본부장, 유동규 전 본부장, 정진상 전 실장 및 공범들(이재명 전 지사)을 직권남용과 강요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와함께 대장동 주민들로 구성된 단체로부터 유동규 전 본부장에 대한 제보를 입수했다. 

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유동규 전 본부장은 사업추진이 한창이던 2009년 ‘이재명 찬양론’을 공공연하게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규 전 본부장은 '내 말이 이재명의 말'이라고 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돼 의혹을 키우고 있는 대장동 개발 사업의혹의 핵심인물이다. 

2009년 당시 성남시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위한 팀을 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팀은 대장동 개발사업을 두고 사업성과 수익성 분석 등 타당성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유동규 전 본부장이 등장하면서 팀원들은 대폭 물갈이됐다. 

검찰은 대장동 주민들과 도시개발 타당성조사팀에 있었던 이들을 대상으로 당시 상황을 추적하고 있다.

앞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개발지역 원주민의 제보라며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이 녹음에서 한 남성은 "당시 우리는 민간 개발하려고 땅 계약까지 다 했다. (그래서 공영개발에 반대하는) 성남시 집회를 시작했다"며 "그때 이재명이 '대장동이 제2의 고향'이라며 와서는 '시장이 되면 일사천리로 사업 시행이 되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또 이 남성은 녹음에서 “하지만 이재명이 당선이 되고 나서 이튿날 대장동에 찾아와 손바닥 뒤집듯 '이건 민간개발 안 된다. 분당 성남의 마지막 남은 땅인데 원주민에게는 절대 피해가 가지 않게 해 줄 테니 협조해달라'고 해서 난리가 났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녹음파일에서 또 다른 남성의 주장도 공개됐는데, 이 남성은 이재명 지사의 경기도지사 취임 이후의 상황을 전했다. 

이 남성은 "면담을 신청해도 받아주지 않았고, 유동규 본부장에게 가라고 해서 갔더니 '절대 피해가 가지 않게 하겠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어떻게 책임지느냐고 했더니 '내 말이 곧 이재명의 말이다. 믿고 기다려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음성파일 속 남성은 "결국 우리가 (평당) 500만∼600만원에 계약한 것을 화천대유, 성남의뜰이 계약을 하면서 반값에 후려쳐 자기들끼리 나눠 먹은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