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박정호(왼쪽) 대표와 유영상 이동통신사업 대표 (사진=SK텔레콤)<br>
SK텔레콤 박정호(왼쪽) 대표와 유영상 이동통신사업 대표 (사진=SK텔레콤)<br>

[뉴시안= 조현선 기자]SK텔레콤이 통신사업을 도맡을 'SK텔레콤'과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술(ICT) 투자를 맡는 'SK스퀘어'로 분할해 1일 새롭게 출범한다. 설립 이후 37년 만이다. 분할 이후 자회사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 기업 가치 제고가 예상된다. 

이번 기업구조 개편은 지난 1984년 설립 후 통신에 이어 반도체·보안·커머스·모빌리티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했으나 주사업인 '통신' 기업이라는 프레임의 영향으로 제대로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고 있어 추진됐다.

앞서 박정호 대표 역시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그간 통신이라는 프레임으로 인해 온전히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며 "분할을 통해 통신·반도체·ICT 분야를 재정비해 자회사의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분할 이후 SK텔레콤은 주력인 유무선 통신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기반 구독 사업과 메타버스 플랫폼 등 신사업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연간 매출도 2020년 15조원에서 2025년 22조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SK스퀘어는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투자전문 회사로 다시 태어난다. 공정거래법에 따른 규제로 투자 확대에 제한을 받아온 SK하이닉스의 투자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설법인 출범을 계기로 저평가된 기업가치 제고 등을 통해 현재 26조원인 순자산가치를 2025년 75조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약 3배 규모다.  

분할과 함께 자회사도 재배치한다. SK스퀘어 산하에는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등 16개 자회사를 둔다. SK텔레콤에는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 등 통신 관련 자회사와 함께 그간 투자한 기업들의 지분을 그대로 보유한다.

증권가에서는 분할 이후 SK텔레콤과 SK스퀘어의 합산 시가총액을 19~26조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분할 이전(22조원 수준)보다 높다. 자회사들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투자 등을 지속해 비통신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전체 기업가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지난해 SK텔레콤의 주요 수익원 비중은 MNO(통신) 수익 약 63%, 자회사 수익 약 37%로 구성됐다. 

이날 이사회는 박정호 현 SK텔레콤 대표이자 SK하이닉스 부회장을 SK스퀘어 수장으로 선임한다. 박 대표는 출범 이후 자회사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스토어를 필두로 SK쉴더스·웨이브·11번가·티맵모빌리티 등이 주요 IPO 후보로 거론된다. 

윤풍영 현 SKT 최고재무책임자(CFO)도 SK스퀘어로 자리를 옮겨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는다.

SK텔레콤은 유영상 MNO 사업대표를 SK텔레콤 수장으로 맞을 전망이다. SK스퀘어로 이동하는 주요 임원들의 빈 자리를 채우는 동시에 조직 재정비에 나선다. 이날 유 대표는 구성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을 통해 SK텔레콤 2.0에 대한 청사진의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SK텔레콤은 주식 매매거래정지 기간이다. 11월29일 SK스퀘어와 SK텔레콤으로 각각 재상장, 변경 상장된다. 기업분할과 함께 주식 액면분할도 결정했다. 현재 액면가 500원인 보통주 1주는 액면가 100원인 5주가 된다. 발행 주식 총수는 3억630만715주로, 인적분할에 따라 약 6 대 4 분할비율대로 존속회사와 신설회사로 나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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