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회의 참석차 유럽을 방문중인 문재인대통령이 10월29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하고 있다. (사진=바티칸 제공/뉴시스)
G20회의 참석차 유럽을 방문중인 문재인대통령이 10월29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하고 있다. (사진=바티칸 제공/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종전선언을 위한 정부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임기말 문재인 정부가 ‘종전선언’이라는 빅이벤트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교부는 중국의 북핵 수석대표가 화상협의를 통해 북핵문제와 종전선언과 관련된 내용을 협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1일 오전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류샤오밍(劉曉明)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화상협의를 가졌다.

외교부는 “노 본부장과 류 대표는 종전선언 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조기 재가동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노 본부장은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한 우리 측 노력을 설명함과 동시에 정부의 노력에 대한 중국 측의 저극적인 지지와 협력을 당부했다.

이에 류 대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면서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 및 지속적 협력의사를 밝혔다.

외교부는 "양측은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 대면 협의를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한반도 문제 관련 양국 간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에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관이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한 데 이어 열렸다.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에 따르면 왕 부장은 "중국은 남북 관계 개선과 발전을 지지하며 북미가 적시에 대화를 재개하리라고 낙관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추진에 도움이 되는 모든 노력과 제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전방위로 요청했다. 

문 대통령을 수행하기 위해 함께 출국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 역시 국제기구 수장 및 주요국 장관과 만나 ‘종전 선언’ 요청에 힘을 보탰다. 

한미 간 종전 선언에 대한 시각차가 존재하지만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간 합의안이 도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 앞서 같은달 29일(현지 시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에게 “북한과 대화 노력이 계속되길 바라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G20 공식 환영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선 채로 2~3분간 대화를 나눴는데 대화의 핵심은 남북 관계 개선이었다. 

문 대통령이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를 축원했고 방북 의사도 밝혔다”고 전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반가운 소식”이라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또 이 장관은 문 대통령의 바티칸 교황청 방문을 수행하며 피터 코드워 아피아 턱슨 추기경과 한반도 평화 구축에 대해 논의했다. 

턱슨 추기경은 교황청 내 기후변화 이슈를 담당하는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장관이다. 이 장관과 턱슨 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를 촉진하고 한국인의 염원인 평화적 통일을 위한 교황청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또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과 만나 “북한 주민의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WFP가 선도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최선을 다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29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정 장관은 “종전 선언 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조기 재가동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고 왕 부장은 “북한과 미국이 적시에 대화를 재개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왕 부장은 또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노력과 제안을 지지한다”며 정 장관의 제안에 힘을 실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요청에 답한 것은 형식적인 답변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종전 선언에 대한 한미 간 시각차는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앞서 26일 한미 북핵 수석대표 논의와 관련해 “우리는 각각의 조치를 위한 정확한 순서, 시기, 조건에 관해 다소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교황 방북 카드가 현실화되기에는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북미 대화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상황도 고려대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김 위원장의 ‘결단’을 내릴 경우 사안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북한은 김여정 담화를 통해 종전 선언에 대해 일차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내비친 적 있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의 대북 적대 정책 철회를 선결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이를 해결한 묘책이 필요해 보인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명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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