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뉴시안= 남정완 기자]재택근무나 원격 수업 등 코로나19 특수로 수요가 급증했던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내려가면서 관련 업계가 재고 관리와 출구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 업계 빅 3는 PC·스마트폰·서버 등에 들어가는 D램 가격이 내림세로 접어들자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PC용 D램 범용 제품인 DDR4 8GB(1GB*8)의 10월 고정거래 가격은 평균 3.71달러로, 전월 대비 9.51% 떨어졌다. D램 가격이 전월보다 하락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D램을 포함한 반도체 수출 증가세도 한 풀 꺾였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반도체 수출은 113억8722만 달러로, 전월(123억7620만 달러) 대비 8.0%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발 D램 호황이 정점을 지난 만큼 유동적인 재고관리에 나서야 한다”며 “그동안 양산 경쟁을 벌여왔던 반도체 제조사들이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37조8017억원의 재고자산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3분기 말 32조4428억원 대비 14% 증가한 수치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전략마케팅실장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과거보다 메모리 사이클의 주기나 변동 폭이 줄었고, 재고도 일정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6조6000억원의 재고자산을 기록했다. 작년 말 6조1360억원 대비 7.6%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당분간 D램 시장과 관련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최근 인수를 결정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키파운드리를 통해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도 키워나간다.

미국 마이크론 역시 지난 4분기에 재고자산을 감축하며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 지난 9월 기준 재고자산은 44억8700만 달러로, 작년 9월 기준 53억7300만 달러 대비 16.5% 줄였다.

업계는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의 90% 이상을 빅3 업체가 차지하고 있는 데다 시장 상황에 맞춰 반도체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는 만큼 우려하는 공급 과잉 사태가 오래 지속하지는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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