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원대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이전 대통령이 검찰청사 앞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유용 및 민간으로부터 불법자금 수수 혐의, 다스를 통한 수백억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을 받고 있다. 2018.03.14 photo@newsis.com
지난 201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스포츠는 그 나라 대통령들의 관심, 그리고 정책 변화에 따라 활성 화 되거나, 침체되곤 했었다. 지구촌의 현역, 역대 대통령(수상)들은 그동안 어떠한 스포츠 정책을 폈었고, 그래서 그 나라의 스포츠는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알아보았다.

 

일명 ‘황제 테니스’ 사건으로 잘 알려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공짜 테니스 사건은 2006년 3월 13일 YTN이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울시 테니스협회의 초청을 받아 ‘공짜 테니스’를 상습적으로 즐기다 협회 측과 운영자 사이에 테니스장 이용료를 둘러싼 마찰이 빚어졌다. 그러자 이명박 시장이 자신이 공짜로 사용한 이용료 600만원을 뒤늦게 대납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테니스에 대한 추문은 이후에도 끊임없이 나왔다.

이명박 서울 시장이 전국에 폭우가 쏟아지는 위급상황에도 공짜 테니스를 친 것이 확인이 되었고, 서울 서초구에 있는 실내 테니스장 천장에 이명박 서울시장의 이름 및 "용"(龍) 자와 "귀"(龜) 자가 들어간 상량문(上樑文)이 있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도 매주 오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에 있는 실내 테니스 코트 하나를 편법으로 독차지해 사용해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올림픽공원 실내테니스장은 사용을 희망하는 날짜의 일주일 전부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선착순으로 예약할 수 있다. 그런데 토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 사이는 온라인 예약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던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 실내 코트 하나를 독점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는 4개의 실내코트가 있지만, 그중 3개 코트에서는 토요일 오전마다 회원 강습이 있어 일반인이 쓸 수 있는 코트는 사실상 1개뿐 이었다. 그러니까 황금 시간대인 토요일 오전에 일반 시민은 실내 테니스를 즐기고 싶어도 즐기지 못했었다.

이 대통령은 재임 동안에 골프는 그다지 즐기지 않았다, 오히려 실력이 줄었다는 평이다.

그는 김영삼 대통령처럼 취임 직후부터 골프 금지령을 내려 골프인들에게 ‘골프 안티’ 대통령으로 낙인이 찍혀 있다. 골프 실력은 한때 ‘싱글’ 수준이었지만 대통령 재임 동안 별로 라운딩을 하지 않아서 보기 플레이 수준인 90대 초반 정도로 낮아졌다.

이 전 대통령의 드라이버 샷 비거리는 220~230야드 정도로 70이 넘은 나이치고는 장타자급이었다. 멀리건(티샷 미스에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에 대해서도 엄격한 편이다. 샷이 비교적 정교해 OB(Out of Bounds)를 잘 내지도 않지만 멀리 건을 주면 사양하고 그냥 게임을 진행하는 스타일이었다. 트러블 샷에 강한 편이다. 특히 벙커 샷은 아마추어 수준 이상이며 그린 주변에서 칩샷 역시 정교하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선수 IOC 위원에 출마한 문대성 위원을 뒷받침 하기 위해 2억원의 예산까지 편성해 돕기도 했었다.

IOC 선수위원에 출마한 선수들은 올림픽에 출전한 수천 명의 외국 선수들을 일일이 만나서 득표 활동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다른 나라들도 정부나 체육회 차원에서 출마한 선수들의 선거운동을 돕기 마련이다.

문대성 씨는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태권도복을 입고 선수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호소를 하거나, 정부의 직, 간접적인 지원으로 류샹(중국, 육상 허들), 쥐스틴 에넹(벨기에, 테니스 개인전), 그랜트 해킷(호주, 수영 자유형)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해 8년 동안의 IOC 위원 임기를 수행했고, 지금은 탁구 스타플레이어 출신 유승민 위원이 뒤를 이어 IOC 선수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유 위원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선수위원으로 당선되어 8년 동안의 임기를 수행 중이다.

이명박 정부의 체육 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비전 2008~2012”에서 공개한 자료를 바탕으로 실행됐다.

당시는 국민소득 2만 달러 돌파와 저 출산, 고령화 시대의 시작과 주 5일 근무, 수업 제 시행 등으로 국민들의 일상생활에서의 문화예술과 스포츠, 관광의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난 시기이기도 했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의 주된 목표는 문화국가의 위상 확립을 통한 선진국으로의 성장이었다.

2011년 대구 세계 육상 선수권대회를 개최하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육상선수권대회, 동, 하계 올림픽 월드컵 등 ‘국제대회 유치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세계 여섯 번째 국가가 되기도 했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개최국이었었던 1988 서울 올림픽(4위)을 제외하고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5위를 달성하며 세계적 스포츠 강국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었다. 그러나 ‘문화 콘텐츠’에 가려서 정부의 체육에 대한 뚜렷한 비전과 전략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11년 9월 3일 이명박 대통령이 잠실야구장을 예고 없이 찾았다.

이명박 대통령 부부와 손자 손녀 등 가족 8명이 잠실야구장을 방문해 야구를 관람한 것이다.

그는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전을 관람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시구한 적이 있다. 그리고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이 잠실구장을 찾아 OB(두산) 베어스와 쌍방울 레이더스전을 관전했다. 현직 대통령이 시구가 아닌 가족과 함께 야구 관람을 하기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이 대통령이 처음이었다.

그의 가족은 6시 30분에 시작되는 야구 경기 시작을 1시간17분 남겨 놓은 오후 5시 13분 경, 경기장을 찾아 중앙 본부석에 앉아 LG와 롯데 두 팀의 응원 막대를 각각 하나씩 들고 열심히 응원했다.

이 대통령은 강한 햇빛을 피하고자 자주색 점퍼를 상의에 걸치고 검은 선글라스와 검은색 챙 모자를 썼다.

그는 경기 내내 옆에 앉아있는 손녀, 손자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야구 경기 관전에 집중했고, 4회를 마치고 ‘키스 타임’ 때에는 김윤옥 여사와 키스를 해 관중들로부터 힘찬 박수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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