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담보대출 상품을 알리는 현수막 아래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사진=뉴시스]
은행권의 담보대출 상품 광고판 아래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희망퇴직금 5억~7억원. 보통 사람같으면 놀랄 일이지만 금융권에서는 이제 일상화된 금액이다.

당장 한국씨티은행 희망퇴직자들은 최대 7억원의 퇴직금을 받을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씨티그룹이 미 금융당국에 "인력을 줄이는 데 12억~15억달러(1조4000억~1조8000억원)을 지출하겠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비용은 직원 퇴직금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한국씨티은행은 만 3년 이상 근속한 정규직원과 무기 전담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7억원 한도에서 정년까지 남은 급여(기본급)를 100% 보상하는 희망퇴직 조건을 제시했다. 자녀 학자금으로 1인당 1000만원씩 지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의 희망퇴직 신청률은 60%에 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SC제일은행도 최근 500여명이 희망퇴직했다. 만 42~50세 이상, 근속기간 10년 이상인 직원이 대상이다. 1인당 희망퇴직금은 최대 6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상반기에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NH농협 등에서 희망퇴직으로 2600여명이 떠났다. 이들 은행에서는 특별위로금을 포함해 5억원 안팎의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은행입장에서는 인력 구조 개선을 통한 중장기 비용 감축 측면에서, 은행원 입장에서는 은퇴시기를 앞당기면서 수억원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이라고 말하지만 따지고보면 이 돈이 모두 국민들 호주머니에서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뒷맛이 개운치 않다.

은행들은 코로나 19 확산 상황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저금리 환경에서도 예대마진폭은 늘 사상 최고치이다.

실제 은행들은 요즘 자고나면 다를 정도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 대출금리는 벌써 5%대이다. 우대금리 혜택도 앞다퉈 줄였다. 오죽하면 청와대 국민청원에 금리급등에 대한 불만까지 등장할 정도이다.

 대출금리 급등과 달리 예금금리는 오르는 속도가 더디다. 1년짜리 예금금리는 1%대 중반에 불과하다. 독과점 체제에서 예대마진으로 거액의 이익을 내고, 결과적으로 그 이익금으로 서민들은 만져볼 수도 없는 '억'소리 나는 퇴직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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