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망향주유소(부산방향)에 설치된 유록스 요소수 셀프 주입기. (사진=롯데정밀화학)
경부고속도로 망향주유소(부산방향)에 설치된 유록스 요소수 셀프 주입기. (사진=롯데정밀화학)

[뉴시안= 남정완 기자]지난달 15일 중국은 요소에 대해 ‘수출화물표지(CIQ)’ 의무화 제도를 시행하며 사실상 수출을 금지했다. 석탄 공급 부족으로 전력난까지 겪고 있는 중국 정부가 석탄에서 추출하는 요소 수출길까지 막은 것이다. 중국의 석탄 공급 부족은 애초 석탄 최대 수입국인 호주와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두고 공방을 벌이면서 최종적으로 석탄 수입이 중단되는 사태를 초래한 데서 출발한다.

중국은 전 세계 요소 수출의 30%를 차지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90% 가까운 수입 의존도를 갖고있다. 특정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크면 리스크가 클 수 밖에 없다.

요소수 품귀 얘기가 나오면서 일부 온라인 사이트 등에서 사재기 등이 기승을 부리면서 불안을 부채질했다. 지금 당장 재고가 바닥난건 아니지만, 미리 재고를 확보해 두려는 사람들로 가격은 평상시의 10배를 넘어섰다.

요소수 사태 직격탄은 화물 운송을 밥벌이로 하는 화물차주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국내 화물차의 90%가량은 요소수를 주입하지 않으면 시동조차 걸 수 없다. 유로6 등 국제 환경 규제에 따라 2016년 이후 수입된 디젤 트럭에 모두 해당하는 얘기다. 요소수를 구하지 못한 일부 화물차들은 정부 단속에도 배출가스 저감장치(SCR)를 떼내는 사태로까지 번지는 상황이다. SCR를 떼내면 자동차 매연이 훨씬 심해진다. 

 요소수는 디젤차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제거하기 위해 SCR에 사용되는 촉매 환원제다. SCR은 배출가스에 요소수를 분사해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환원한다.

 무엇보다 정부의 늑장 대응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중국의 수출 중단을 뻔히 알면서도 수수방관했다. 2년전 일본이 소재·부품·장비 분야 수출규제 때 얻은 교훈은 아무데서도 찾아볼 수 없다. 정부는 사태가 터지자 허둥지둥했다.

다만 정부뿐 아니라 관련 업계에서도 반성할 부분은 있다. 화학업계를 비롯해 관련 산업 현장에서도 그 누구도 경고등을 켜지않았다. 

 뒤늦게 대체선 확보에 나선 정부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중국 외에 러시아, 호주, 베트남 등과 접촉해 일부 물량을 수입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당장 기대하는 만큼의 물량 수급 확보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매월 2만t(2000만ℓ) 가량의 차량용 요소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정부가 추가로 확보한 요소수는 호주와 베트남 수입분, 군 비축분 등 총 677만ℓ로 열흘 치 분량에 해당해 수급난 해소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사실 국내업계에서는 요소수 자체가 수지타산이 맞지않아 중국에 기능을 맡긴 지 오래이다. 국내 요소수 최대 생산업체인 롯데정밀화학은 평상시 중국으로부터 요소를 들여와 국내에서 요소수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국제분업화 과정에서 생긴 예상치못한 사태일 수 있다. 앞으로도 제 2소부장 사태와 제 2요소수 사태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일각에서 국내 요소수 생산공장 증설 등은 비효율적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업계는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정부 역시 중국 정부와 외교적 노력을 통해 수입 재개를 서두르는 한편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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