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재판소를 나서는 모습. (사진=AP/뉴시스)
지난 7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재판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뉴시안= 남정완 기자]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지난 9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11.99% 폭락했다. 앞서 6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보유주식 일부를 처분할 의사를 밝혔다.

테슬라는 올들어 주가가 47%까지 오르는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 1024.36달러로 장을 마치며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약 1176조원)를 넘어섰다.

이달 2일 테슬라 주가는 1208.59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천슬라’ 고지를 밟은 지 1주일 만에 또다시 ‘천이백슬라’ 고지에 올랐다. 이러한 주가 상승 덕분에 머스크는 전 세계 부호 1위 자리를 꿰찼다. 그의 재산은 약 400조원에 달한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테슬라 주가가 최근 내림세로 접어들었다. 지난 6일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최근 들어 미실현 이익이 조세회피 수단으로 많이 논의되고 있어 보유한 테슬라 주식의 10%를 매각할 것을 제안한다. 지지하느냐”고 물었다. 하루 만에 350만명이 넘는 트위터 이용자가 몰려들어 절반 이상(58%)이 “주식을 팔아라”고 응답했다. 이후 테슬라 주가는 12% 가까이 빠지며 현재 1023.50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머스크는 그동안 "테슬라의 주식이 너무 올랐다"비트코인값이 너무 비싸다"는 등의 발언으로 증권가의 요주의 인물로 등극한 상태이다. 실제 발언이 나올때마다 주가는 요동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의 이런 발언을 두고 '머스크식 소통방식'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 6일(현지 시각) 일론 머스크가 올린 트위터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주식 10% 매각에 찬성했다.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지난 6일 일론 머스크가 올린 트위터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주식 10% 매각에 찬성했다.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주식 매각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머스크는 “유엔이 60억 달러(약 7조710억원)로 세계의 기아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면 ‘즉시’ 테슬라 주식을 팔 것”이라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한편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는 주식, 채권 등 자산의 미실현 이익에 23.8%의 세율을 적용해 억만장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부유세를 추진 중이다. 머스크는 주식을 팔아 얻는 차익에 붙는 세율이 올라갈 것을 예상해 이 같은 돌발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은 스톡옵션을 제외하고 1억7050만주다. 그가 말한 주식 10%는 208억 달러(약 24조7000억원)에 달한다.

머스크는 내년 8월로 돌아오는 스톡옵션 마감 기한 이전에 스톡옵션으로 생기는 자본이득의 절반 이상인 150억달러(약 17조7735억원)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월급이나 보너스를 스톡옵션으로 받고 있는만큼 세금을 내려면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는 게 머스크의 설명이다.

세금 문제에다 이미 그가 내뱉은 말까지 더해져 이미지 실추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주식을 매각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머스크 이외에도 전현직 테슬라 임원들은 테슬라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긴 지난달 28일 이후부터 보유주식을 처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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