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13일(현지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로타나 제피노르 호텔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 대한민국과 레바논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공=뉴시스)<br>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난 2019년 레바논 베이루트 로타나 제피노르 호텔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 대한민국과 레바논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공=뉴시스)<br>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사람은 누구나 승부를 겨루면서 살아간다. 저녁내기 같은 작은 승부도 있지만 때로는 자신의 운명을 걸어야 하는 큰 승부도 있다. 하물며 스포츠 세계에서의 승부는 늘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할 만큼 절박한 상황에서 벌어진다. 매주 목요일,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같은 행위의 반복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들어서는 스포츠 인들의 몸부림을 들여다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난 10월에 이어 이번에도 또다시 골키퍼를 4명이나 뽑았다.

벤투 감독은 오늘(11일 저녁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질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시리아와 홈경기, 16일 이라크와 원정경기(16일 오후 6시(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타니 빈 자심스타디움, 한국시간 17일 오전0시)를 앞두고 25명의 선수를 발표 했는데, 골키퍼가 4명이나 된다.

벤투 감독은 지난 10월7일 시리아와 홈경기, 12일 이란과 원정경기를 앞두고도 골키퍼를 김승규, 조현우, 구성윤, 송범근 등 4명을 뽑았었다.

그러나 경기에 출전한 것은 시리아와 이란 전 모두 김승규 골키퍼 한명 뿐이었다.

벤투 호는 이번에도 10월과 똑같은 골키퍼 멤버, 김승규, 조현우, 구성윤, 송범근 등 4명을 선발했다. A매치 2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는 두명의 골키퍼는 필수이고, 만약에 대비 예비멤버 한명을 더해 3명의 골키퍼를 선발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최소 3경기 최대 7경기를 치러야 하는 월드컵축구대회 본선에 출전하는 팀들도 거의 모두 3명의 골키퍼를 엔트리에 넣는다.

벤투 감독은 통상적으로 3명을 뽑는 골키퍼를 왜 4명이나 선발했을까?

벤투 감독은 “소속팀과 대표 팀은 분위기상 다르다. (자신의 눈으로)직접 어떤 선수들인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걸 꼭 (카타르월드컵 출전권이 걸려 있는) 순위 다툼을 하는 절체절명의 시점에서 대표 팀에 뽑아 놓고 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벤투 감독은 K리그 득점왕 주민규(21골, 제주 유나이티드)를 선발하지 않은 이유를 “스트라이커는 공격과 수비에서 어떻게 팀에 기여를 하는지, 득점만 보고 선수를 선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이 만약 이집트 대표 팀을 맡고 있다면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10골, 리버풀)를 외면했을까?

벤투 감독이 아랍에미레이트(UAE)와 이라크 팀을 강팀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출전시키지도 않을 골키퍼를 뽑은 것은 아닐까, 그리고 K리그 수준을 높게 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는 주민규 선수를 외면한 것은 아닐까?

주민규 선수는 “벤투 감독님!, 저 뿐만이 아니라 우리 팀(제주 유나이티드)에 좋은 선수 많아요, 혹시 제주도에 오실 의향이 있으시면 제가 티켓을 끊어 드릴 용의도 있습니다. 제발 저의팀 경기 한번만이라도 봐 주제요”라고 농담 섞인 말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와 기술위원회가 국가대표선수를 선발 할 때 대표팀 감독에게 적극적으로 건의를 하고 있는지, 완전히 손을 놓고 끌려 다니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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