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양정철 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7.29. amin2@newsis.com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양정철 원장.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등판했다. 그만큼 여권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반증이다. 본인은 손사래를 치고 있으나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 양 전 원장은 평소 정권재창출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주변에 말해왔다. 여권의 현 상황에 대해 쓴소리를 내놓은 만큼 향후 그의 역할이 주목된다. 

그는 17일 민주당 영입인재·비례대표 의원모임 비공개 간담회에서 민주당의 현 상황을 비판했다. 신현영 의원이 전한 내용을 요약하면 대략 이런 내용이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위기감이나 승리에 대한 절박함, 절실함이 안 느껴진다. 이렇게 유유자적 여유 있는 분위기는 우리가 참패한 2007년 대선 때 보고 처음이다.” “(이재명) 후보만 죽어라 뛰고, 책임 있는 자리를 맡은 분들이 벌써 마음속으로 다음 대선이나 대표·원내대표를 계산에 두고 일하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탄식이 나온다.” “상황이 어렵다. 과거 한나라당이 천막당사 하던 마음으로 후보가 당내 비상사태라도 선포해야 할 상황이다.”

일반적인 위기 의식 고취라고 보기에는 어감이 세다. ‘비상사태’라는 용어까지 나왔으니 양 전 원장이 진단하는 민주당 선대위의 문제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확실한 컨트롤 타워, 책임과 권한이 모호하다. 비효율적인 체제를 빨리 개선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심각한 위기 의식을 갖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상황을 풀어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해찬 전 대표의 선대위 등판에 대해서는 “후보와 현재 선대위를 맡은 분들 간 명확한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등판이 장단점이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그러나 양 전 원장은 자신의 선대위 참여와 관련해서는 “굳이 선대위에 참여하기보다는 (선대위) 밖에서 돕겠다. 선대위 합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에게) 자주 연락드린다. 이 후보도 답답한 것이 있으면 저한테 연락주신다. 굳이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아도 충분히 밖에서 조언·자문하고 힘이 되는,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선대위와 관련해 이런저런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그의 합류 가능성을 거론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대선이라는 큰판을 기획하고 뛰어본 인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 때 압승을 거둔 승리의 경험도 그를 주목하게 한다. 양 전 원장이 합류를 망설이는 것은 합류했을 경우 여러 위험 부담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선 문재인 정권과의 차별화 국면에서 자신의 위치가 애매해질 수 있다. 문재인 정권을 창출한 공신인 자신이 문 정권과 차별화하는 선거를 이끄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마찬가지다. 또 대선 이후 이어질 지방선거 공천 등과 관련해 내부 권력투쟁에 휘말릴 위험성, 야권의 집중 타깃으로 오르내릴 가능성 등에 대한 염려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그의 등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어 향후 그의 역할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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