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3월 당시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경기도청에서 '임진각~판문점 간 평화 모노레일 설치 추진 계획'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2019년 3월 당시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경기도청에서 '임진각~판문점 간 평화 모노레일 설치 추진 계획'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가 다음 중 마무리되는 가운데 경찰이 사건의 '키맨'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마친 것으로 확인돼 새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경찰 주변에서는 유동규의 휴대폰 통화 내역과 문자 내역 등을 통해 이른바 ‘대장동 살생부’라고 불리는 ‘유동규 리스트’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유 전 본부장이 지난 9월 29일 검찰의 주거지 압수수색 당시 창밖으로 던져 훼손됐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모두 마쳤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휴대폰 관련 핵심은 검찰과 경찰이 휴대폰에서 드러난 내용을 어디까지 추적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다만 경찰과 검찰은 정치권에서 특검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어 ‘윗선’으로까지 수사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경찰 주변에서는 “관련 자료들과 관련된 내용이 이미 청와대 핵심부에 보고됐을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대선정국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전보고 형태로 전달됐을 것이란 얘기이다.  

경찰은 일단 분석 결과를 조만간 정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 측과 공유할 계획이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휴대폰 자료와 관련해 별도의 조사계획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유 전 본부장의 휴대폰 자료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지만 그와 관련된 수사 계획이나 방향은 아직 없다”며 “현재 시점이 예민하기 때문에 자료에 담겨있는 내용을 무조건 수사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자택 압수수색을 받을 당시 9층 거주지에서 이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던져 은폐를 시도한 바 있다.

경찰이 복구한 자료에는 휴대전화 내 통화기록과 문자 메시지 수·발신 내용,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텔레그램 내용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내용 중 일부는 데이터를 복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이 경우 대화내용을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동삭제되도록 하는 기능이 있고 이렇게 삭제된 대화는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데이터가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텔레그램 비밀번호는 최근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이 뒤늦게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의심스러운 것은 유 전 본부장의 행동이다. 유 전 본부장은 당초 경찰에 휴대전화 잠금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다가 뒤늦게 이를 제공했다. 텔레그램은 PC버전을 통해 노트북이나 PC 등을 이용하면 제3의 장소에서 별도의 로그인이 가능하다. 한 관계자는 "유 전 본부장이 측근에게 비번을 알려줘 대화기록을 삭제하도록 부탁해 모든 대화기록을 삭제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