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0일 오후 대구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br>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갈라서는 흐름이다. 국민의힘 선대위에서 총괄선대위원장 합류가 유력했던 김 전 위원장은 23일 “일상으로 돌아가겠다. 선거에 대해서 내게 묻지 말라”고 말했다. 선대위 방향성과 포진 인물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후보는 기존 경선캠프 선대위를 확대 개편하는 안을 선호한 반면 김 전 위원장은 새로운 선대위 구성이 필요하다면서 갈등해왔다. 장제원 의원이 윤 후보 곁을 떠나겠다고 선언하면서 공간을 열어준 측면이 있으나 김 전 위원장은 “장 의원이 떠난 것은 나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선대위 합류 여부가 불확실하고 합류를 하더라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12월6일 선대위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종인 없는 선대위’는 어떻게 될까. 벌써부터 후폭풍이 이는 모습이다. 진중권 전 교수가 상징적이다. 그는 자신의 sns에 “(총괄선대위원장직은)무산된 듯. 장제원, 권선동, 김병준, 김한길 데려다가 뭘 하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국힘 싸움에는 관망 모드로 들어간다. 그래도 여당을 견제하는 야당이라고 화력지원을 해주었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자기들만의 힘으로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게 후보의 판단이라면 할 수 없는 거다. 이건 자리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선거의 기조와 보수의 혁신에 관련된 노선의 문제인데, 아무리 얘기해도 이걸 이해를 못 하는 듯”이라고 썼다. 정권교체를 위해 국민의힘에 대해 화력을 지원했는데 앞으로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종인 없는 선대위’는 이준석 대표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일찍부터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해야 한다고 말해왔고 평소에도 “내 정치적 멘토는 김종인”이라고 했었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갈라서게 되면 이 대표 또한 윤 후보와의 관계가 원활치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전반적인 상황은 선대위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보수 혁신과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지가 약화하면서 메시지가 무엇인지 혼재된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펼쳐지는 상황은 국민의힘의 노선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변화와 쇄신을 바라는 이들이 윤 후보에게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게 될 것이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윤 후보에 협조하지 않는 상황에서 펼쳐지는 이러한 흐름은 윤 후보를 고립시키는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중도층과 2030세대가 윤 후보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나이 여든이 넘은 인물이 다시 킹 메이커로 나서는 현실이 정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김종인은 야권에서 대체불가능한 존재이다. 시대정신을 생각하고 국민의 마음을 읽으며 미래 의제를 고민하는, 나이는 많지만 지금의 야권에서는 가장 젊은 사고를 가진 인물이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김종인 관계가 파국으로 끝났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와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만나는 거야 뭐, 찾아오면 만나는 거지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여지를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 쪽에서도 “선대위에 합류할 것”(김병민 대변인)이라는 말이 나온다. 최종 결론은 조금 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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