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지회가 23일 서울 충정로 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바디프랜드 밀실매각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바디프랜드 노조 제공)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지회가 23일 서울 충정로 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바디프랜드 밀실매각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바디프랜드 노조 제공)

 [뉴시안= 박은정 기자]"피땀 흘려 바디프랜드를 세계 1위 안마의자 회사로 만들어온 현장 직원들이 왜 탐욕에 찌든 주주들의 돈 놀음에 희생돼야 하느냐. 정규직과 계약직을 불문하고 모든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한 협약체결에 나서라."

23일 민주노총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지회가 서울 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디프랜드의 불투명한 매각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고용안정 대책을 촉구했다.

바디프랜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는 지난 1일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 운용사인 스톤브릿지캐피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노조는 기업의 성장세를 볼모로 한 사모펀드의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 식의 투자라며 꼬집고 있다. 노조는 "매각의 전 과정이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고용문제에 대한 현장의 불안감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장 직원들이 고용문제와 노동환경 변화에 대한 불안감과 배신감으로 근로의욕마저 상실한 채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바디프랜드 노동자들이 고용불안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사측의 불안정한 고용 조건에서 비롯된다. 

노조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재무제표 기준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 연수는 3.05년이다. 계약직은 지난해(12월 기준) 104명에서 올해(6월 기준) 159명으로 53% 증가했다. 전체 노동자 1189명 중 13.3%가 계약직이다.

정동협 바디프랜드지회 수석부지회장은 "판매직군의 신규채용은 6개월 계약직으로 이뤄진 지 오래다"며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이들의 불안감은 정규직보다 심각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각 과정의 불투명 또한 이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지난 4일 사측에 매각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답을 받지 못했다.

김주현 바디프랜드지회 사무장은 "매각 이후 경영성과 효율성을 내세워 마른 수건을 짜듯 지금보다 더 높은 노동강도로 우리를 내모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바디프랜드 측은 노조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오해라고 주장한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이번 매각은 기존 VIG가 가진 지분을 새로운 펀드가 인수하는 것으로 경영권 매각과 전혀 무관하다"며 "기존 경영진 지분에 아무런 변동이 없으며 경영권도 그대로 유지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용 관계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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