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병준 세종시당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외 시도당위원장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단)
지난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병준 세종시당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외 시도당위원장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단)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간 갈등 중심에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있다. 윤 후보와 오랜 인연을 맺어 온 김 상임선대위원장 임명과 관련해 자신은 동의하지 않았는데 윤 후보가 밀어부친 것에 대한 섭섭함을 김 전 비대위원장이 표출하고 있는 형국이다. ‘나를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는다고 하면 제 역할을 하기 힘들다고 보는 듯하다. 윤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거론되던 장제원 의원이 ‘용퇴’를 선언했음에도 김 전 위원장의 태도 변화가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이 상황에서 윤 후보가 물러설 수는 없다. 대선의 중심이 되어야 할 후보가 말을 뒤집는 모양새가 되면 복잡해진다. 당장 ‘상왕’ 논란이 제기될 것이다. “후보가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상왕에 휘둘린다”는 비판이 나올 것이 불보듯 뻔하다. 그럼 이대로 윤석열-김종인 관계는 파국을 맞을 것인가. 그렇게 보기에는 아직 여지가 있다. 두 사람이 대화의 여지를 닫지 않고 있다는 점이 우선 주목된다. 김 전 위원장은 “찾아오면 만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라고 말하고 있고 윤 후보는 “기다리는 중”이라고 하고 있다. 얼핏보면 서로 다른 지점을 보고 있는 것 같지만 여지를 두고 있다는 점이 포인트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대표의 언급이 주목된다. 이 대표는 23일 김병준 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의 ‘용퇴’를 언급했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병준 전 위원장 등의 인선안이 번복될 수 있나”는 질문에 “그 안에 언급된 분들(김병준, 김한길)이 전체를 위해 다른 선택을 하면 존중될 수 있으나 윤석열 후보가 말을 뒤집는 상황이 만들어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후보의 의중을 최우선해야 하고 굉장히 중요하다. 후보에게 의견이 강요되는 일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고래 싸움 터지면 새우는 도망가야 한다. 제가 중재라고 말하기도 민망하지만 서로가 왜곡 없이 진의를 파악하면 지금의 상황은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 윤 후보에게 김종인 전 위원장과 직접 소통을 강화하라고 말했다. 후보도 그런 의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해 기대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갈등의 해결책으로 ‘김병준 용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임명’을 제시한 셈이다. 김 전 비대위원장을 등용하기 위해서는 현재 이 방법이 유일해 보인다.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추측하기 힘들지만 이준석 대표의 말은 곱씹을 대목이 있어 보인다. “당 대표된 직후부터 후보가 누가 된다고 하더라도 김 전 위원장이 선거 때 상당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선거 준비를 해왔기에 이 계획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다.” 이 얘기는 만약 김 전 비대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이 되지 않으면 대선 준비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말이다. 윤 후보에게 하는 말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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