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박은정 기자]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7% 올라 9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건비와 재료값 등이 오르면서 경제 전반적으로 물가가 치솟으면서 소비자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통계청은 2일 '1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통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9.41(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고 밝혔다.

2011년 12월(4.2%) 이후 10년만에 가장 높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12년 2월(3.0%) 마지막으로 3%를 나타낸 뒤 올해 10월(3.2%)과 11월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2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은 2012년 1월 3.3%, 2월 3.0% 이후 처음이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전년 동월 대비 7.6% 상승해 증가폭이 가장 컸다. 통계청은 "최근 기온이 급감해 작황이 부진했으며 예년보다 김장이 빨라지면서 수요가 급증해 채소값이 급등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오이(99.0%)와 상추(72.0%)가 많이 올랐다. 돼지고기(14.0%), 수입쇠고기(24.6%), 달걀(32.7%) 오름폭도 컸다.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5.5% 상승했다. 2011년 12월 6.4% 오른 뒤 가장 큰 폭이다. 석유류 물가는 35.5% 올라 2008년 7월(35.5%)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휘발유는 33.4%, 경유는 39.7%, 자동차용LPG는 38.1%, 등유는 31.1% 각각 올랐다.

서비스는 1년 전보다 2.2% 올랐다. 집세는 1.9% 상승해 2016년 4~6월(1.9%) 이후 가장 큰 폭을 보였다. 전세는 2.7%, 월세는 1.0% 올랐다. 각각 2017년 10월(2.7%), 2014년 6월(1.0%)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2.3% 올랐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5.2% 상승했다. 2011년 8월 5.2%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오름세가 지속된 가운데 농축수산물 채소 중심 확대로 두달 연속 3%대 상승했다"며 "통신비 기저효과가 축소되면서 공공서비스 오름세는 둔화했지만 농축수산물, 공업제품이 상승 확대하며 전월비 0.5%포인트(p) (오름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는 내달 물가에 대해서는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원자재가격 추이를 볼 때 석유류, 공업제품 오름세는 크게 둔화되지 않을 것 같다"며 "개인서비스도 방역체계 전환이나 소비심리 회복 등을 볼 때 상당폭의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