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1년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힌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 샵에 스마트폰 갤럭시 S21 시리즈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삼성은 디스플레이 비수기와 반도체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과 소비자가전 부문의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올랐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의 갤럭시S21 시리즈.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삼성전자, 애플 등의 주요 제조사의 스마트폰 가격이 '심리적 저지선'인 100만원을 다시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제조업체들은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으로 주요 부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있다. 

 6일(현지시각) GSM아레나 등 IT 전문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내년 공개할 것 으로 예상되는 갤럭시S22(가칭) 시 리즈의 일부 모델이 전작보다 약 100달러(약 12만원)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대란에 따른 여파다. 

GSM아레나에 따르면 갤럭시S22 시리즈의 출고가는  △  럭시S22 849달러(약 100만원)  △갤럭시S22 플러스  1049달러(약 124만원) △갤럭시S22 울트 라 1249달러(약 147만8000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갤럭시S22 110만원대 △갤럭시S22 플러스 130만원대 △갤럭시S22 울트라 160만원대의 전망도 나왔다.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의 경우 전작 대비 50달러, 최상위 모델인 100달러 비싼 수준 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의 플래그십급 모델의 가격이 다시 100만원대로 올라서게 된다. 삼성전 자는 갤럭시S 시리 즈의 모델 신작 가격을 줄곧 내려왔다. 2019년 출시된 갤럭시S10 5G 모델의 경우 139만7000원, 2020년 갤럭시S20은 124만8500원으로 내렸다. 특히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21 모델의 경우 99만원9900원까지 떨어졌다. 

당초 스마트폰 가격은 2017년을 기점으로 100만원대를 넘어섰다. 삼성, 애플 뿐 아니라 LG전자의 주요 모델도 100만원을 넘겼다. 가성비를 앞세우던 중국 제조사를 포함, 대부부분 제조사들이 100만원대를 호가하는 제품을 내놨다. 5G 서비스, 하이엔드급 카메라를 위해 필요한 고가의 부품 뿐만 아니라 글로벌 각국에서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도 고스란히 출고가에 포함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가 변했다. 팬데믹으로 위축된 소비 심리로 수요가 감소했고, 고가의 기기값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더 길어졌다. 프리미엄급 제품 대신 가성비를 내세운 중저가형의 제품을 찾는 고객도 늘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해 왔던 애플이 보급형 아이폰SE를 내놨고, 정규 라인업에 100만원대 이하의 제품을 포함시켰다. 삼성전자도 100만원대 이하의 플래그십 제품과 중저가형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중국 제조사들과 함께 중저가폰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했다.

하향 추세이던 스마트폰의 값을 밀어올린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수급난의 장기화이다. 실제 주요 부품인 모바일 AP, 모뎀칩, 와이파이 부품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대만 미디어텍은 지난달 출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디멘시티 9000'의 가격을 이전 모델보다 2배 올렸다. 퀄컴의 차세대 AP '스냅드래곤8' 역시 이를 상회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들은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 1·2위로 삼성전자, 모토로라, 비보, 리얼미 등 주요 제조사에 납품해 왔다. 

5G 통합 모뎀칩의 원가도 높다. 5G 서비스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의 출고가가 일반 4G 스마트폰보다 높은 배경이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주요 파운드리 업체가 반도체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 가격은 더욱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 애플 등 주요 제조사들은 가격 인상폭을 막기 위해 스마트폰 패키지에서 충전기를 제외하는 등 원가 절감에 나서고 있지만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내년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보이는 차기 아이폰의 가격 인상도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에 따르면 아이폰13 프로의 제조 원가는 약 570달러(약 67만4000원)로, 전작인 아이폰12 프로의 제조 원가인 548.5달러(64만8601원)보다 올랐다. 애플은 반도체 수급난을 이유로 아이폰13 시리즈의 생산 목표를 기존 9000만대에서 최대 1000만대가량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애플에 이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인 샤오미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해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최대 2000만 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샤오미 역시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 패키지에서 충전기를 제외하는 등 원가 절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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