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의 한 택시정류장에 택시 호출 앱(애플리케이션) '우티' 광고가 걸려있다. (사진=조현선 기자)
서울 영등포구의 한 택시정류장에 택시 호출 앱(애플리케이션) '우티' 광고가 걸려있다. (사진=조현선 기자)

[뉴시안= 조현선 기자]“새로 나왔다고 기사들한테 건당 얼마씩 주더라고요.” “오늘만 이걸로 세 분을 태웠는데 여전히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어. 오히려 손님들이 가르쳐 줘서 사용해요. 우리같은 사람들이 쓰기엔 어려워요.” 

“카카오T 싫어서 우티(UT) 쓰는데 너무 어려운 앱이 장벽이에요.” “프로모션을 한다는데 배차도 오래 걸리고, 기껏 기다렸는데 기사의 일방적 취소로 지각한 적도 있어요.”

택시 호출 앱(애플리케이션) '우티'가 통합 앱 출시 이후 대규모 현금마케팅 등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불편한 사용자 경험(UX)과 가맹 택시 부족 등으로 이용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냉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우티는 12월 한 달간 첫 탑승객을 대상으로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벌이고 있다. 해당 프로모션을 통해 최대 1만원까지 총 3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존 승객을 위한 프로모션도 이어간다. 약 한달 간 모든 승객을 대상으로 최대 20% 할인 혜택을 상시 제공한 데 이어, 12월에는 기존 이용 고객에게도 10% 할인 혜택을 지속키로 했다. 

우티는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 SK텔레콤의 자회사 T맵모빌리티가 만든 합작사다. 톰 화이트 우티 대표는 서비스 론칭 당시 "글로벌 택시 기업 우버가 합작 법인 설립 및 신규 브랜드를 구축한 것은 처음"이라며 "그만큼 우버에게 있어 한국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11월, 우티는 전세계 1만여 개 이상 도시에서 제공 중인 우버와 연동되는 통합 앱을 출시한 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왔다. 국내 고객 유치를 위해 대규모 현금 마케팅도 불사하는 셈이다. 우티는 통합 앱 출시 전후로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증가하는 등 프로모션을 통해 이용자 수를 상당수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업계 1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다. 최근 골목상권 침해로 논란이 됐던 카카오 계열사 중 카카오모빌리티가 그 중심에 있었다. 카카오T를 포함해 카카오를 보이콧하겠다는 이용자들도 많았던 만큼 우티를 향해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격려도 나왔다. 우티의 새 출발이 기대됐던 이유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는 빗나가고 있다. 우티가 관련 프로모션을 이어간다는 소식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불만을 토로하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대표적으로는 국내 이용객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인터페이스 탓이다. 과거 티맵 택시와 기존 우티 앱과 비교해도 확연히 달라졌다. 이에 대해 대다수가 "배차부터 탑승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 "통합앱이 너무 불편해 할인 혜택을 포기하고 기존 앱을 사용하고 있다", "카카오T 보이콧 중인데 다시 돌아가야 하나 고민"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다소 연령대가 있는 택시 기사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통합 우티앱 출범과 동시에 기사용 앱도 새로워졌다. 두 앱 모두 기존의 T맵보다는 우버 앱의 UI에 가까워, 국내 사용자들로서는 접근하기 어렵다. 우티 앱을 이용하는 택시 기사 대부분이 "우리같은 사람들이 만지기엔 어려운 앱"이라며 입을 모았다. "카카오T는 쉽다"는 말은 묻지 않아도 덤으로 돌아왔다.

턱없이 부족한 가맹 택시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우티는 기존의 우버가 제공하던 우버 택시를 우티 택시로 재단장하고, 가맹 택시를 연내 1만대까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가맹 택시가 1만대가 채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우티 가맹 택시가 2000대도 되지 않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반면 올해 1월 기준 카카오T 블루를 포함한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수는 3만 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급해진 우티는 비가맹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운행 완료 건당 현금 지급 등을 내세웠다. 승객의 호출을 수행할 가맹 택시가 부족해 이를 대신해 줄 기사들을 모집하기 위해서다. 택시 기사의 입장에서는 승차를 거부할 수 없는 시스템 탓에 도착지를 알 수 없어 원치 않는 장거리 운행 등의 리스크가 있다는 반면, 현금 지급 조건이 꽤 쏠쏠하다는 등 상반된 의견이 나온다. 

호출만 했을 뿐 배차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택시 요금이 가결제되는 시스템이 불쾌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우티는 통합 앱 출시 초반, 예상 주행금액을 고객에게 사전에 알리고 택시 호출 시 이를 가결제하던 것과 달리 1000원만을 먼저 결제하는 것으로 시스템을 변경했다. 

'국민내비' T맵모빌리티가 함께 만든 합작사라는 이름값이 무색하게 부정확한 출발지, 도착지 설정도 불편함을 더했다. 실제로 우티 연동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택시 기사들도 불만을 토로했다. 길 안내 시스템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종종 납득할 수 없는 경로로 안내해 고객이 호출을 취소한다거나, 경로 관련 시비를 경험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우티가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내세웠던 계획에도 의구심이 드는 실정이다. 

앞서 우티는 출범을 앞두고 피크타임에 높은 요금을 책정하는 탄력 요금제를 통해 택시 운영을 유도하고, 그 외 시간대에는 승객을 부담을 낮춘다는 계획을 밝혔다. 승객이 지불한 추가금을 택시 기사에 인센티브로 제공해 빠른 배차를 이용할 수 있는 '우티 플래시' 서비스 등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이는 카카오T가 선보였던 '스마트 호출' 서비스와 유사하다. 당시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피크시간대의 택시 운영 유도, 그외 시간대의 승객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택시 업계 등 여론은 크게 반발했다. 플랫폼 독점 기업의 횡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백기를 든 카카오모빌리티는 결국 해당 서비스를 폐지, 가맹 택시인 '카카오 블루'를 통해서만 제공 중이다. 

또 내년 중 제공한다는 택시 합승 서비스 '우티 풀'이 국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현행 택시발전법에서는 택시 내 승객들의 합승을 금지하고 있으나,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해당 규제를 없애겠다는 방침이다. 우티는 최고의 합승 알고리즘을 국내 최초로 택시에 도입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승객들의 안전 및 '위드 코로나' 시점에서의 방역 문제 등을 고려하면 신규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아닌 우려가 앞선다.

최근 정부로부터 인가받은 사전확정요금제의 안착 시점도 의문이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우티의 가맹택시 사전확정요금제 도입을 위한 사업계획 변경 신청에 대해 인가하고, 운임·요금 신고에 대해 수리했다. 사전확정요금제 도입 시 기존 운행 중 택시 내 '미터기'를 활용한 요금 산정 방식과 달리 UT 가맹택시는 운행 전 요금을 확정하고, 사전에 제시하는 방식으로 운행된다.

이를 통해 기사와 여객 간 요금 시비 및 이동경로 선정 등에 따른 분쟁을 예방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반면, 기존에 제공해 왔던 우티 내 예상금액과 미터기 금액에 차이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로 고객들에게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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