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26일 ‘허위 경력 의혹’과 관련해 사과했다. 예정에 없던 사과였다. 김씨는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는데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모든 것이 제 잘못이다. 용서해달라. 과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선거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언급했다. 김씨는 사과문을 읽은 뒤 기자들과 문답하지 않고 회견장을 떠났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이후 김씨에게 제기된 의혹과 관련한 14쪽 분량의 설명자료를 별도로 배포했다. 이 자료에는 언론보도와 민주당의 주장 그리고 그에 따른 해명과 입장 등이 정리돼있다. 

그 동안 국민의힘 선대위와 윤 후보 측 내부 참모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있었다. 해가 가기 전에 김씨가 직접 사과해 이 문제를 털고 가야 한다는 의견,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며 밀어부쳐야 한다는 의견 등이 백가쟁명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지지율에는 장사가 없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김씨의 사과가 급물살을 탔다. 최근 지지율 하락의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가 이 문제라고 판단한 것이다. 해 가기 전 사과가 결정되면서 이왕이면 빨리 털고 가자는 맥락에서 기자회견이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사과하면서 논란이 어느 정도 잦아들지도 관심사다. 김씨의 사과는 신속성이나 정확성 측면에서 미흡하다. 이미 허위 경력 이슈가 불거진 지 두 달이 넘었고 YTN에서 김씨의 수원여대 지원서 허위 의혹을 보도한지도 12일이 넘었다. 정확성 측면에서도 김씨는 어떤 부분이 잘못된 것인지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부풀린 부분, 잘못 적은 부분이 있다”고만 했다. 완전히 해명이 됐다고 보기는 힘들고 기자들과 질의 응답없이 자리를 떠난 점도 비판 받을 지점이 있다. 

그럼에도 김씨의 이번 사과 회견으로 ‘김건희 이슈’는 변곡점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에 대해 계속 공세를 펼치는 데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후보가 아니라 배우자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렇다고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당장 상승 흐름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최근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했던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김씨의 사과는 그 중 하나의 물꼬를 튼 것이기 때문이다. ‘공정의 상징’이라는 이미지의 훼손, 선대위 내홍, 계속되는 실언, 수권 능력에 대한 의구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런 측면에서 윤 후보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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