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재 BBQ 신임 대표이사. (사진=BBQ)
이승재 BBQ 신임 대표이사. (사진=BBQ)

[뉴시안= 박은정 기자]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BBQ)가 이승재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이 대표는 네슬레·크래프트·씨티은행 등 글로벌 유명 대기업에서 마케팅과 유통 경험이 많은 인물이다. BBQ는 이 대표가 20년간 글로벌 기업을 한국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고 브랜드를 알리며 매출을 증대시킨 점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취임사에서 "지난 26년 동안 국내는 물론 해외 식품외식업계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제너시스BBQ에서 활약할 기회를 갖게 돼 영광"이라며 "BBQ가 2025년 세계 5만개 매장을 개설함으로써 세계 최대 최고의 프랜차이즈그룹, 일등기업, 천년 기업으로 가는 데 그동안 쌓아 온 유통과 마케팅 경험을 쏟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그렇게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BBQ는 새로운 전문경영인들이 들어설때마다 회사 내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채 중도 사임했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불경스런 얘기지만 업계에서는 벌써 그가 얼마동안이나 직을 유지할지부터 관심을 쏟는다.

업계의 이런 시선은 BBQ의 대표 잔학사에서 비롯된다. BBQ는 2009년 첫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뒤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한 대표만 5명에 달한다. 

지난 2011년 BBQ 공동대표로 취임했던 김종태 전 대표는 취임 한 달 만에 사임을 결정했다. 신한은행 부행장과 신한생명 대표 등을 지낸 이성락 전 대표는 가격 인상 논란 등의 여파로 취임 3주만에 갑작스럽게 사임했다. 이후 윤학종 전 대표 역시 BBQ 대표직에 올랐지만 9개월 만에 일신상의 사유로 물러났다. 윤 전 대표에 이은 백영호 전 대표 또한 8개월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 대표 직전에 대표이사를 맡았던 정승인 전 대표는 취임 3개월 만에 사직했다. 임기를 1년 이상을 유지한 인물은 김태천 전 부회장 뿐이다. 

더군다나 정 전 대표는 30년 이상을 롯데그룹에서 근무한 '롯데맨'으로, 전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대표로 근무해 많은 기대감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런 정 전 대표는 취임 한 달여 만에 윤홍근 BBQ 회장을 대신해 국정감사 증언대에 나서며 '윤 회장 대타'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당시 국감 현장에서는 BBQ 갑질 의혹 등과 관련한 질의가 오갈 것으로 예상돼, 정 전 대표가 자신이 근무하지도 않았을 때의 일에 대해 제대로 답변할 수 있겠느냐며 난타를 당했다.

그리고 한달여만에 정대표는 사임했다. BBQ측은 "정 전 부회장은 평소에 앓고 있던 지병의 치료가 장기화됨에 따라 회사에 경영 공백을 줄 수 없다면 지난달 말 사직을 요청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 퇴사 소식에 업계는 예고된 수순이었다라는 분위기다. BBQ 전문경영인들의 잦은 퇴임에 업계는 윤홍근 회장 중심의 경영, bhc와 소송전에서 연이은 패소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2017년 가맹점주에게 폭언과 욕설을 했다는 언론 보도로 한 차례 홍역을 치뤘다. 다행히 윤 회장의 폭언·욕설이 허위로 최종 판명 났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돼면서 당시 가맹점의 매출 감소 피해가 일어나기도 했다. 

또 BBQ는 3년여간 bhc치킨과 '치킨전쟁'을 벌여오고 있어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될 때마다 당연시되는 숙제 중 하나로 꼽혔다. 지난해에는 4차례나 bhc치킨에 패소하면서 일각에서 본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만 심어주고 있다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앙금인 bhc치킨을 견제하기 위함일까. BBQ는 지난해 말 교촌치킨과 bhc치킨이 연달아 가격 인상을 발표하는 시점에 '가격 동결'을 결정했다.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되지만 과연 내부적으로도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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