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정 렌트잇 CBO 이사가 디올 새들백·샤넬 미니 크로스백 등 명품 백들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렌트잇)
이다정 렌트잇 CBO 이사가 디올 새들백·샤넬 미니 크로스백 등 명품 백들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렌트잇)

[뉴시안= 박은정 기자]#다음주 친구 결혼식 일정이 있는 A씨는 며칠 전부터 하객룩 때문에 고민이다. 오랜만에 동창들을 만나는 터라 결혼식 '딱 하루만' 옷에 어울리는 명품백을 들고 싶은데 옷장을 아무리 뒤져봐도 어울리는 가방 하나가 없다. 지금 당장 백화점에 가서 명품백을 사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지만 축의금 내기도 빠듯한 A씨는 한숨만 내쉰다.

A씨의 고민이 남 얘기가 아니다. 최근 코로나19가 일으킨 보복 소비 현상으로 명품 수요가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억' 소리 나는 가격 때문인지 명품을 구매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고민에 빠지는 소비자들에게 '명품은 즐기는 것'이라고 외치며 명품을 렌탈해주는 '렌트잇'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명품은 즐기는 것"…국내 명품 렌탈 기업 '렌트잇'

2017년 국내에 첫 등장한 렌트잇은 이름 그대로 명품을 렌탈해준다. 이다정 리본즈 렌트사업총괄(CBO) 이사는 "리본즈는 글로벌 명품 커머스 브랜드로 기존 명품 판매와 중고거래 사업을 전개해왔다"며 "그러던 중 2016년 고객들을 대상으로 명품 렌탈 서비스를 제공해봤는데 반응이 좋아 2017년 정식 사업으로 선보이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렌트잇은 올해로 5년 차다. 누적 고객만 2만명, 렌탈 가능한 명품 수도 7000여 개에 달한다. 가방부터 목걸이·의류·시계 등 패션 명품을 주로 렌탈해준다. 주 고객층은 여성이지만 남성들을 위한 명품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이 이사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외부활동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명품에 대한 관심도는 더 뜨거워져 2021년 매출이 2020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라며 "하루 평균 50%에 달하는 상품들이 고객들에게 렌탈되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렌트잇은 명품 가방 외에도 팔찌·의류 등의 카테고리를 렌탈해준다. (사진=렌트잇)
렌트잇은 명품 가방 외에도 팔찌·의류 등을 렌탈해준다. (사진=렌트잇)

◆원하는 요일·기간을 '내 마음대로'

사실 일반인들이 명품을 구매하기까지 '장애물'들이 너무 많다. 비싼 가격은 물론이고 '과연 이 정도 금액을 투자할 만큼 나에게 가치가 있을까', '내가 오래 사용할 수 있을까' 등의 걱정이 들기 마련이다. 이에 렌트잇은 소비자들의 수많은 걱정을 해소하고 '더 많이, 더 저렴하게, 더 즐겁게' 명품을 이용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렌트잇의 배려는 서비스 체계에서부터 엿볼 수 있다. 렌트잇의 서비스는 △리저브 △프리미엄 멤버십 △라이트 멤버십 등으로 구분돼 있다.

리저브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필요한 일정에 맞춰 렌탈해주는 서비스다. 최소 2일부터 최대 2주간 사용 가능하며 일일 요금에 따라 가격을 지불하면 된다. 일일 요금은 최소 9800원에서부터 최대 3~4만원대까지 상이하다.

만약 '제니 샤넬백'으로 유명한 샤넬의 '블랙 클래식 플랩 뉴미니 크로스백'을 구하기 위해서는 백화점에서 500만원에 달하는 거금을 내야한다. 그러나 렌트잇에서는 일일 요금 3만5900원만 지불하면 된다. 2주일 동안 사용한다면 50만원이면 가능하다.

명품을 2주 이상 편하게 구매하고 싶은 고객이라면 프리미엄 멤버십 또는 라이트 멤버십을 추천한다. 프리미엄 멤버십은 월 7만9000원에 원하는 명품을 추가 비용 없이 몇 번이든 교환해 이용할 수 있다. 라이트 멤버십은 4만9000원에 별도 금액 없이 한 번 다른 상품으로 교환 가능하다.

렌트잇은 '명품은 비싸서 부담스럽다'라는 인식을 없애고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프리미엄 멤버십을 24개월 이상 유지하는 고객에게는 월 4만9000원으로 가격도 낮춰준다. 라이트 멤버십 회원에게는 24개월 이상 사용 시 월 1만9000원에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이사는 "렌트잇은 계속해서 고객들이 어떻게 하면 명품을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올해는 혜택을 더욱 늘려 고객들이 편하게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품백 UV소독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렌트잇)
명품백 UV소독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렌트잇)
전문 감정팀 아틀리에가 브랜드 로고를 검수하는 모습. (사진=렌트잇)
전문 감정팀 아틀리에가 브랜드 로고를 검수하는 모습. (사진=렌트잇)

◆"렌트잇, 믿고 쓰세요"…정품 100% 보장·A/S 관리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상품'이다. 명품을 렌탈해주기 때문에 고객들로부터 많이 듣는 질문은 '정품 맞나요'이다. 렌트잇은 리본즈 전문 감정팀 아틀리에의 철저한 검수 과정을 거쳐 정품 인증이 완료된 상품만 제공한다.

렌탈 중 혹시 모를 오염이나 손상을 고려한 서비스도 마련돼 있다. 우선적 렌트잇 내부적으로 전문 수선팀을 운영해 상품을 관리한다. 또 고객들은 '렌트잇 케어' 서비스(5000원)를 별도로 신청해 A/S를 무제한으로 받으며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상품은 택배 배송을 통해 전달된다. 오후 3시 전에 주문된 상품은 당일 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상품을 렌트한 기간이 완료되면 반납일에 맞춰 배송 기사가 방문한다. 오는 2월에는 물류센터를 이전하고 4월에는 자체 배송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으로, 배송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구찌·샐 로랑·버버리·프라다 등 다양한 연령층에서 인기가 많은 명품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매력에 고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렌트잇 홈페이지에는 "구하기 힘든 샤넬 탬버린백을 여기서 필요한 날짜에 맞게 지정해서 렌트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네요. 상태도 거의 최상급으로 깨끗하고 더스트백까지 깔끔하게 포장돼 왔어요", "렌트잇 가방들은 다 상태가 너무 좋아서 받을 때마다 기분이 너무 좋아요. 들고 싶은 가방 그때그때 좋은 가격으로 들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등의 후기들이 남겨 있다.

이 이사는 "MZ세대들이 명품을 소유하기보다 경험하는 것을 더욱 중요시하면서 렌탈 서비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후 이다정 이사는 명품백들을 바라보며 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렌트잇)
이다정 이사가 명품백들을 바라보며 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렌트잇)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불확실한 상황으로 인해 패션 분야도 자산가치 여부가 중요시되고 있다. 이에 '샤테크(샤넬+재테크)', '롤테크(롤렉스+재테크)' 등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에 이 이사는 "경제가 불안해지면서 20·30세대들은 자연스럽게 자산가치에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는 명품이 자산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가름할 순 없지만 명품은 꼭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리고 소비자들이 렌탈 서비스를 통해 합리적인 소비를 이끌어가길 조금이나마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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