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이 제47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호텔신라)
지난 2020년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이 제47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호텔신라)

[뉴시안= 박은정 기자]유통 기업들이 2022년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권력과 가까운 이들을 잇달아 사외이사로 선임해 눈총을 사고있다.  말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기업지배구조 전문연구소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이하 CGCG)는 오는 17일 개최 예정인 호텔신라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된 안건을 분석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CGCG는 안건 중 사외이사 김현웅·진정구 선임에 대해 반대 의견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CGCG 측은 김현웅·진정구 사외이사 후보가 독립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CGCG 측은 "법무부 장관 출신인 김현웅 후보는 현재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이라며 "법무법인 바른은 호텔신라가 HDC와 합작해 설립한 HDC신라면세점 밀수사건 형사재판에서 HDC신라면세점을 대리했으며, 김 변호사가 담당 변호사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또 진정구 후보에 대해서는 "국회 입법차장 출신으로 현재 법무법인 광장에서 고문으로 재직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CGCG는 3년 이내에 해당 회사 또는 지배주주 일가와 법류대리 또는 자문계약을 체결한 경우, 해당 조직에 속해있는 사회이사가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에서 2019년~2021년 3년 연속 '통합 A' 등급을 받았던 기업으로 올해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독립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안건을 통과할 경우 사회 부문(S)에서 높은 점수는 받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호텔신라뿐 아니라 롯데쇼핑의 사외이사 후보도 관심을 받고 있다. 롯데쇼핑은 오는 23일에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조상철 법무법인 삼양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조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지난해 6월까지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지난 2012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근무하던 당시에는 국정감사에 불출석한 혐의로 고발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약식 기소한 이력도 갖고 있다. 

이같은 악연에도 불구하고 롯데쇼핑이 조 변호사를 사외이사를 선택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사외이사를 '방패' 삼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마다 기업들의 사외이사 독립성 이슈가 고질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주주들이 주총을 앞두고 안건을 자세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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