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전일종가 36만3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지난 21년도 6월 경실련에서 금융위원회 불법 공매도 정보비공개 행정소송 제기 및 공매도 제도·시스템 개선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뉴시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전일종가 36만3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지난 21년도 6월 경실련에서 금융위원회 불법 공매도 정보비공개 행정소송 제기 및 공매도 제도·시스템 개선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뉴시스)

[뉴시안= 김나해 기자]15일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전날보다 1.1%(4000원) 빠진 35만9500으로 마감했다. 최근 7거래일새 6일이 하락하면서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올초 공모주 청약 열기로 역대급 기업공개(IPO)로 관심을 받아 온 LG엔솔의 주가가 이렇게 무너진 것은 공매도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공매도란 가지고 있지 않은 주식이나 채권을 먼저 매도한 후에 결제일이 돌아오는 3일 안에 해당 주식이나 채권을 매수해 돌려주는 방법이다. 주로 약세장에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활용하는 방식이다.

공매도 제도에도 장점은 있다. 실제보다 고평가 되어있거나 사업 전망이 나쁘더라도 해당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기 싫어 그대로 보유하게 되면 해당 주가에 거품이 형성되어 피해자가 발생하게 된다. 이 경우 공매도는 주식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벨류에이션이 가능하게끔 작용해 주식 시장의 유동성을 증대시켜 주식시장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미들의 대다수는 공매도 폐지에 찬성한다. 무엇보다 기관이나 외국인과의 형평성 문제가 크다.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하기 위해서는 조건 자체가 까다롭다. 사실상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리기 쉽지 않고, 주식을 빌린다고 하더라도 높은 수수료, 복잡한 단계, 제한적인 주식 종류, 적은 수량 등 제약이 훨씬 더 크다.  기관이나 외인에게는 없는 공매도 상환기간도 존재한다.

여기에 공매도는 장중에 주식을 매도해 주가 하락을 유발하지만, 숏커버링(공매도로 빌려 판 주식을 되갚기 위한 환매수)은 장마감 후 시간외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는다. 심지어 숏커버링으로도 공매도를 위해 빌려온 주식을 갚을 수 있는 기관 및 외국 투자자들은 공매도로 손실 볼 수 없는 현행 구조 하에서 결국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을 짊어져야 하는 것은 온전히 개인 투자자들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

가장 심각한 문제인 무차입 공매도(주식이 없는 상태에서 매도)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지되어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적발이 어렵고 감시 시스템도 없다.

기관의 무차별적인 공매도를 막기 위해 업틱룰(공매도로 주식을 팔 때 직전 체결가격 이상으로만 값을 부르도록 하는 것)이란 제도를 만들어 놓았지만 이 규정 또한 유명무실해 투자자 보호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주가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리며 공매도를 하거나 시장가격 아래로 한 주만 일반 매도를 한 뒤 그 가격 위로 공매도를 대량으로 할 경우 합법적으로 제한을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인버스나 곱버스 ETF가 그러하다.

공매도의 숱한 문제점에도 금융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 공매도 비중은 전체 시가총액 대비 2% 미만 밖에 되지 않는 수준이지만 종목에 따라 전채 거래량의 50%에 육박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공매도가 집중되는 종목은 피해가 상당하다. 공매도 세력들은 주가가 하락해야 돈을 벌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해당 기업에 악영향을 끼칠만한 루머나 불리한 사실들을 유포해 깎아내린다. 이쯤되면 거래소와 금융당국이 공매도 투기 세력들을 적발하지 못 하는 것인지, 안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국내 개인 투자자 중 90% 정도가 주식 투자로 손실을 보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건강한 투자를 통해 소득이 늘어나면 그야말로 현 정부가 바라던 ‘소득 주도 성장’이 가능해져 ‘경제 선순환’이 이뤄졌을 것이다.

정부는 주식시장에서 매년 15조 이상 세금을 걷고 있지만 투자자 보호책은 미미하다. 개인 투자자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작업은 당장이라도 진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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