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30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회사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30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회사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SK하이닉스가 반도체 설계업체 ARM의 공동 인수를 논의 중이다. 단순 매입을 넘어 공동 인수 추진 등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30일 오전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ARM은 한 회사가 가져갈 수 있는 회사가 아니다"며 "다른 기업들과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글로벌 주요 규제당국의 반대로 미국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시장 독과점 문제로 무산된 사례를 염두한 것으로 풀이된다. 

ARM은 영국 최대 반도체 팹리스 업체다. 삼성전자·애플·퀄컴 등이 판매하는 주요 기기의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설계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모바일 기기의 약 95%가 ARM의 기술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규제당국은 이같은 상황에서 특정 업체가 ARM을 인수할 경우의 시장 구조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가 AMR을 인수할 경우 특정 업체에 설계도를 제공하지 않거나, 사용료를 높이는 등의 방향을 우려해서다.

이같은 이유로 SK의 ARM 단독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앞서 박 부회장은 ARM 인수에 대한 의사를 밝혀왔다. 그는 지난 28일 열린 SK스퀘어 주주총회에서도 "반도체 업체는 규모가 큰 곳부터 작은곳까지 M&A 계획을 검토하고 있으며 (인수 대상으로) ARM까지 고려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ARM 인수가 현실화될 경우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그너스 반도체로부터 8인치 파운드리 기업 키파운드리 주식 100%를 5758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으며 이날 최종 인수를 승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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