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쇼핑플랫폼 지그재그의 모델 배우 윤여정. (사진=지그재그)
여성 쇼핑플랫폼 지그재그의 모델 배우 윤여정. (사진=지그재그)

[뉴시안= 박은정 기자]MZ세대들을 중심으로 뉴트로 열풍이 불면서 '옛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할머니·할아버지 간식'으로 여겨졌던 약과와 흑임자·쑥 등이 MZ세대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MZ세대는 '할매니얼'에 열광 중이다. 할매니얼은 할머니를 뜻하는 '할매'와 젊은 세대를 일컫는 '밀레니얼'이 더해진 용어다. 할머니들이 좋아하던 맛이나 패션 등을 따라하는 이들을 '할매니얼'이라고 부른다. 

지난해 8월 파리바게뜨가 빙그레 비비빅과 협업해 선보인 '비비빅 시리즈' 상품. (사진=SPC)
지난해 8월 파리바게뜨가 빙그레 비비빅과 협업해 선보인 '비비빅 시리즈' 상품. (사진=SPC)

할매니얼 열풍은 식·음료업계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명절에 할머니 집에서 볼 수 있었던 약과는 MZ세대 사이에서 인기 간식으로 꼽힌다. 유명 약과점은 사전 예약을 해야만 받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폭발적이다. 또 집에서도 약과를 직접 만들어 먹고자 하는 MZ세대가 늘어나 약과 레시피가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카페와 디저트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흑임자와 팥·쑥·인절미 등을 사용한 식음료를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파리바게뜨는 할매니얼 트렌드를 반영해 빙그레 대표 아이스크림 '비비고'와 협업한 시리즈 상품을 내놓았다. 당시 비비빅 팥절미 케이크와 비비빅 팥쉐이크 등의 제품을 선보였다. 

홈플러스는 할매니얼 트렌드에 맞춰 최근 '설빙 인절미순희' 막걸리를 출시했다. 이는 디저트카페 설빙과 주류전문기업 보해양조가 협업한 상품으로, 구수한 입맛을 즐겨 찾는 할매니얼을 공략하고자 만들어졌다. 

할매니얼 열풍에 시니어모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패션과 식음료업계는 MZ세대와 파격적인 소통을 하고자 시니어모델을 기용 중이다.

대표적으로는 2030세대가 주 고객인 패션플랫폼 지그재그가 70대인 배우 윤여정을 모델로 선정한 것이다. 과거 패션 브랜드 모델은 '젊은 이들이 한다'라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과감하게 시니어모델을 발탁해 MZ세대에게 신선한 인상을 전달했다.

CJ제일제당은 햇반컵반 브랜드 홍보를 위해 MZ세대에게 호감도가 높은 배우 나문희 씨를 모델로 선정해 '명탐즈 컵반즈' 캠페인도 진행했다. 캠페인은 탐정이 된 나문희 씨가 햇반컵반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해결하는 콘텐츠로 MZ세대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MZ세대들은 과거에 '촌스럽다'라고 여겼던 옛 것에 대해 그리운 마음과 동시에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옛 것이 갖고 있는 가치를 재평가하면서 이를 SNS에 공유하는 것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또 'K-할머니'의 입담과 연륜에서 나오는 여유에 MZ세대는 신선함도 느끼고 있다. '꼰대 문화'로 지쳐있던 MZ세대들이 '찐 어른'이라고 여겨지는 할머니·할아버지들을 바라보며 존경심을 갖게된 것이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