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강남의 한 스터디 카페에서 토론 동아리 '세론' 멤버들이 모여 토론을 하는 모습. (사진=김다혜·이단비 기자)
지난 7일 서울 강남의 한 스터디 카페에서 토론 동아리 '세론' 멤버들이 모여 토론을 하는 모습. (사진=김다혜·이단비 기자)

[뉴시안= 김다혜·이단비 대학생 기자]"지금 당장 해결돼야 하는 환경 문제는 매우 심각해요. 개발도상국에만 환경 규제가 완화될 경우, 많은 기업들이 이를 악용해 공장을 개도국에 설치할거에요. 결국 세계적인 환경 문제는 해결될 수 없을 겁니다." (송근일·24·건국대학교)

"선진국과 개도국의 탄소 배출량을 비교하면, 선진국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아요. 우선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선진국을 향한 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해야 해요. 후진국에는 오히려 탄소 배출을 감축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지원해주는게 필요해요." (황희준·22·아주대학교)

"미국이나 유럽에만 탄소세를 부과했을 때보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세를 부과했을 때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거의 8배 정도 나타났어요. 국제적인 환경 규제가 필요합니다." (박소원·21·한성대)

"환경규제라는 명목으로 개도국이 선진국에 묶여 있는 구조가 될 수 있어요." (박상현·25·한성대)

▶사회 현안에 'MZ세대 목소리' 전한다 

지난 7일 오후 '세상의 여론'을 의미하는 대학생토론동아리 '세론' 멤버들이 서울 강남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범세계적인 환경규제, 개발도상국에 강제되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수도권 대학 내 40여명의 대학생들로 구성된 세론은 매주 목요일 강남과 신촌·혜화 등에서 모여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진행한다. 이들은 지금까지 백신패스·능력주의·인공지능 면접·딥페이크 기술규제·기본소득 찬반·소년법 폐지 찬반 등 MZ세대의 관심사가 반영된 주제들을 논의했다. 

2019년 창립된 세론은 코로나19로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며 이야기할 기회를 잃은 MZ세대의 갈증을 해소해주고, 사회적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통로로 자리잡고 있다. 세론은 JTBC <밤샘토론> 시민 판정단으로 참여하는 등 MZ세대의 목소리를 사회에 전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송근일 학생은 "그동안 혼자만의 생각에 갇혀있었는데, 토론 활동을 통해 여러 사람들과 의견을 공유하며 제 시야를 넓히게 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7일 서울 강남의 한 스터디 카페에서 토론 동아리 '세론' 멤버들이 모여 토론을 하는 모습. (사진=김다혜·이단비 기자)
지난 7일 서울 강남의 한 스터디 카페에서 토론 동아리 '세론' 멤버들이 모여 토론을 하는 모습. (사진=김다혜·이단비 기자)

토론을 참여하는 학생들은 사전에 토론 주제와 관련된 영상·논문 등을 읽어보며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온다. 각기 다른 전공생의 학생들이 모이는 만큼, 매주 선정되는 주제의 폭이 넓다. 

송일근 학생은 "일전에 '시장 자유 VS 정부 개입'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한 적이 있다. 이공계 전공생이었던 내게는 생소한 주제였는데 이 시간을 계기로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게 돼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MZ세대로 구성된 세론은 기성시대의 시각에서 벗어나 'MZ세대 만의' 시각으로 더 과감하게, 더 치열하게 토론한다. 

황희준 학생은 "지나치게 현실 정치에만 몰두된 어른들의 논의보다 MZ세대들은 진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미래에 대해 깊은 토론을 하게 된다"며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있는 현재, 우리가 생각해온 노동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해 제레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 주장처럼 새롭게 논의돼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을 전했다. 

스웨덴의 소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 2019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스웨덴의 소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 2019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2019년 UN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서 당시 17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눈 앞에는 대규모 멸종이 시작되고 있는데 당신들은 돈과 영원한 경제 성장이라는 동화같은 이야기만 늘어놓을 뿐이에요."

MZ세대는 기성세대가 외면하는 문제들에 대해 '팩폭(팩트 폭력)'을 던지고 있다. 기성세대가 덮어놓았던 문제들을 다시 수면 위로 끄집어 내 세상을 변화시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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