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사진=TSMC)
대만 TSMC (사진=TSMC)

[뉴시안= 조현선 기자]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1위 대만 TSMC가 1.4나노(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 개발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연합보는 최근 TSMC가 3나노 공정 연구 개발팀을 1.4나노 공정 연구개발팀으로 전환하고, 내달부터 정식 운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삼성전자보다 한 발 빠른 행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1'을 열고, 오는 2025년 2나노 공정 양산 계획을 밝혔다. TSMC는 이보다 앞선 후속 제품 개발을 공식화한 것이다. 통상 반도체 파운드리 공정은 숫자가 낮아질수록 고급 공정에 속한다.

현재 10나노 이하 미세공정은 TSMC가 선두를 크게 앞서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뒤를 바짝 쫓아가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은 TSMC는 53%, 삼성전자는 18%로 각각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 내 차세대 기술인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를 적용한 3나노 제품 양산을 목표로 TSMC의 뒤를 쫓고 있다. 해당 기술은 반도체 칩의 기본 소자인 '트랜지스터'를 더 적은 전력 소모로, 작고 빠르게 만드는 기술로 초미세공정에 적합하다. TSMC는 기존의 핀펫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TSMC보다 더 빨리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추격에도 속도가 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TSMC가 1.4나노 연구개발 계획을 밝힌 것은 삼성전자와 인텔 등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 벌리고, 업계 선두를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은 최근 파운드리 시장 재진입을 선포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2024년 하반기께 1.8나노 양산을 목표로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는 삼성전자가 3나노 양산을 선언한 지 약 보름 만에 나왔다는 점에서 TSMC가 자사 기술력을 내세우기 위해 해당 계획을 서둘러 공개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초 TSMC는 연내 3나노, 오는 2025년까지 2나노 양산을 목표로 했다.

다만  3나노 공정도 제대로 양산에 돌입하지 못한 시점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히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TMSC의 1.4나노 반도체 양산 시점을 2027~2028년으로 내다봤다. 초미세공정 특성상 난도가 높고, 수율(양산품의 비율) 관리가 어려워서다. 삼성전자 역시 3나노 제품의 수율 관리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업체들이 2나노에서 1나노로 바로 가지 못하고 1.8나노, 1.4나노 등 옹스트롬(0.1나노) 단위의 경쟁에 불이 붙은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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