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서 휴대폰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16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서 휴대폰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나해 기자]루나-테라 사태로 스테이블 코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암호화폐의 최대 위협 요소인 가격 변동성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가상화폐다. 스테이블 코인의 안정성은 담보물로 인해 보장되는데 ∆법정화폐 담보 방식 ∆시뇨리지 방식 ∆암호화폐 담보 방식이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루나ㆍ테라USD(UST)’의 경우 시뇨리지 방식을 채택했다. 시뇨리지 방식은 특정 자산을 담보로 하지 않고 알고리즘에 의해 발행하는 코인으로 중앙화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이다. 해당 방식은 코인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거래소도 투자자도 차익 거래를 통해 이익을 실현할 수 있지만 그런 동화 같은 일은 현실에선 계속될 수 없다.

이번처럼 일순간 매도세가 집중된다면 알고리즘의 기술적 결함에 의해 시스템은 위험에 빠지게 되고, 정보를 앞서 얻을 수 있어 들어온 ‘고래’ 투자자들만 이득을 보고 뒤늦게 쫓아서 들어 온 ‘개미’ 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폰지 사기성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스테이블 코인의 대명사급인 ‘테더(Tether)’ 역시 준비금 문제를 겪고 있다. 현재 800억 개의 테더가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이에 테더는 800억 달러(약 103조 480억 원)에 해당하는 지급준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지만 준비금에 대한 정보를 공개한 적이 없고 정보 공개에 대해 거부하고 있다.

암호화폐(비트코인)는 한때 ‘디지털 금’이라며 1만 달러를 바라보며 각광받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CNN은 “가상 자산이 주식만큼 위험하고 다우지수, S&P500, 나스닥처럼 취약하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어, 비트코인도 더 이상 ‘디지털 금’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위험자산으로 대놓고 분류했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헷지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인해 암호 화폐와 스테이블 코인은 전혀 안전하지 않으며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종말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코인에 대해서는 명백한 규제가 없어 제2의 리먼 사태가 될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거나 CEO가 거래소의 자금을 마음대로 운용한다고 하더라도 감사할 수도, 제재할 수도 없다는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UST의 몰락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에 좋은 구실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에서 공급한 유동성으로 자산에는 버블이 끼어있다며 위험자산에 대해 수차례 경고했다. 특히 주식과 달리 과거 데이터도 충분하지 않으며, ‘진도지코인’ 등과 같이 실패한 프로젝트도 많은 암호화폐의 경우 투자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 제지선도 없어 완전히 붕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스는 16일 암호화폐 거래소 FTX를 창업한 샘 뱅크맨-프라이드 최고경영자가 "비트코인이 지급결제 네트워크로서 미래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 재닛 옐런 장관은 “스테이블 코인 시장은 너무 비대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뱅크런 및 파산 등의 위험이 존재한다”며 “달러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가상자산을 미 재무부에서 컨트롤 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위원회 역시 “확실한 것은 연준은 스테이블 코인이 비쳐 날뛰도록 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혀 스테이블 코인이 제도권내로 편입되거나 달러를 대체하는 것에 대해 마땅치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재 미국 정부의 부채는 30조 달러에 달한다. 천문학적인 부채에도 미국이 세계 경제의 선두에 있는 이유는 달러가 세계의 유일한 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자산이라는 새로운 기축통화가 생길 경우 미국은 당장 부채를 갚아야하기 때문에 달러의 패권을 어떻게 해서든 지켜 내야 한다. 이를 감안하면 미국 정부가 달러에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연준의 통제력을 벗어날 가능성이 큰 스테이블 코인을 그대로 둘 가능성은 낮다. 

과거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스테이블 코인 ‘리브라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나 곧바로 미국 정부에게 저지당하며 해당 프로젝트를 폐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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