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C타입 포트와 애플의 라이트닝 단자. (사진=픽사베이)
USB-C타입 포트와 애플의 라이트닝 단자. (사진=픽사베이)

[뉴시안= 조현선 기자]유럽연합(EU)이 오는 2024년 가을부터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휴대전화, 태블릿PC 등 휴대기기의 충전단자를 USB-C 타입으로 통일하는 데 합의했다. 독자적으로 라이트닝 포트를 고집해 온 애플도 백기를 들게 됐다.

7일(현지시각) GSM아레나에 따르면 EU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무선 기기 지침' 개정안에 임시 합의했다. 지난 4월 본회의에 상정된 지 약 2개월 만이다.

개정안은 향후 유럽의회와 EU 회원국의 공식 승인을 거쳐 시행된다. 새 규정에 따르면 휴대기기 제조사들은 오는 2024년 가을까지 휴대전화, 태블릿, 전자책 리더기, 휴대용 게임기, 디지털카메라 등 12개 IT 기기에 대해 USB-C 타입 충전단자를 탑재해야 한다. 노트북은 규정 발효 후 40개월 이후부터 이를 준수하도록 했다.

유럽의회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매해 최대 1만3000톤의 전자 폐기물을 줄이고, 고객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유럽 내 고객들이 충전기를 구매하기 위해 쓰는 2억5000만 유로(3350억7750만원)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번 개정안은 사실상 애플을 향한 직격타로 보인다. 애플은 그동안 "한 가지 유형의 커넥터만 의무화하는 것은 유럽 법률이 안전 및 에너지 효율성과 관련된 표준을 포함, 혁신을 저해하고 환경 친화적이지 않은 조치로 유럽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현재 애플은 맥북과 아이패드 일부 모델에 USB-C 단자를 탑재해 왔다. 그러나 이외의 디바이스에는 라이트닝 커넥터를 고수하고 있다. 애플이 2012년 첫 선을 보인 라이트닝 단자는 기존 30핀 단자 대비 작은 크기 등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별도의 충전기가 필요해 불편하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예를 들어 아이폰과 맥북 이용자들은 같은 애플의 제품인데도 별도의 충전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애플이 USB-C 타입 단자 도입을 결정할 경우 이용자들의 애플 디바이스에 대한 접근성과 편리성 등이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애플은 이같은 EU의 움직임에 맞춰 USB-C 타입을 지원하는 아이폰 유저들의 기존의 라이트닝 커넥터와 사용할 수 있는 어댑터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전단자 대신 무선 충전 방식만을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는 2023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15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내에서도 USB-C 타입 통일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달 '전자제품 충전·데이터 접속 표준(USB-C)'의 국내 적용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USB-C 타입의 커넥터·충전·데이터 표준을 국가표준(KS)으로 제정하고, 적용 제품의 확산을 위한 가이드라인 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국표원은 업계 현황과 의견을 참고해 IEC 표준을 부합화한 국가표준(KS) 3종을 오는 8월에 우선 제정하고, 가이드라인도 10월에 개발 완료해 보급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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