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찬국 레슨프로
양찬국 레슨프로

돈잃고 마음상한 골퍼가 연습장을 찾아 피땀을 흘리면서 연습하는 목적이 '웬수'의 가슴에 비수를 박겠다는 설욕의 일념일 수 있습니다. '웬수 갚아야 한다'는 일념에 안하던 짓도 하지요. 보약도 먹고, 헬스클럽에도 등록하고는 겨우 하루 몇시간 운동을 끝낸 첫날부터 웃통벗고 알통을 재보고, 또 유명한 프로에게 고액과액를 받거나 독선생(獨先生)을 모시고 훈련도 하고, 심지어 입산수도한다고 해외 전지훈련까지 갑니다

이과정에서 고가의 신형장비 구입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맞춤클럽을 장만하면서 골프의 과학화를 이루었다고 으스대기도 합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골프계의 먹이사슬에는 '복수''설욕'이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무슨소리? '그 쉐이'가 바로 저기에 있는데." 매일 소재를 확인하면서 오직 그날만을 위해 살아가지요. 절치부심! 와신상담! 손자병법은 물론이고 마오쩌뚱의 '16자 전법(戰法)'까지섭렵하는 데. 머리를 얹을 때 부터 곁에서 돈을 따먹던 '웬수'에게 통쾌하게 복수를 하고 그동안 잃었던 돈의 절반이라도, 아니 반의 반이라도 찾아야 한이 풀릴텐데 그러지를 못한다는 것이지요

연습하고 단련하면 안된다는 것이 아니고, 웬수를 갚을만하면 웬수가 눈앞에 없습니다. 디로 숨었는지 내 돈 먹을때는 그림자처럼 곁에 붙어있고 눈만 마주치면 약올리면서 코스로 불러내더니 이제 날이 섰다싶으면 안보입니다.

잊어버리세요 '웬수'는 벌써 사정권밖으로 튀었거나 다른 이를 대상으로 꿀을 빨고 있겠지요 대신 주변을 살펴 내 '먹잇감'을 찾으세요. 그리고 그 먹잇감에게 정성을 들이셔야 합니다

"당신은 비록 초보지만 무지하게 소질이 있어 보인다"느니 "내가 볼 때 당신은 천재! "라고 띄워주고 불법과외도 해주시고 처음 코스에 데리고나가는 수고도 당연히 기꺼이 해야지요. 그러면서 서서히 그간 당했던 피해를 복구해나가야 합니다. 절대 서두르지 마세요.

사탕은 빨아 먹는것이지, 깨물어 부수어먹는 것이 아닙니다. 조금씩 승부욕에 기름을 부어가면서 오기가 생기도록 해야합니다. 이렇게 '명동에서 뺨맞고, 남산에서 화풀이'하는 순환고리가 골프에서의 먹이사슬 입니다.

이런 모습을 당신의 '웬수'가 웃으면서 지켜보고 있답니다. 제가 너무 솔직하게 말씀드렸나요? 그래도 어쩝니까. 사실인 것을. 저의 실제 경험담이기도 합니다. 곧 여름 날씨에 장마와 태풍도 오겠지요. 해도 짧아지구요. 서둘러야 합니다. 겨울에 따뜻한 남쪽나라까지 끌고가려면 시간이 별로 없어요

이 글은 양심고백하는 심정으로 쓴 겁니다. 이번 주에도 꼭 골프연습 하세요 물론 새 호갱이랑 라운드도 해야지요. 스카이72의 코스 컨디션이 절정입니다. 인기품목 붕어빵과 오뎅도 어느새 여름철 '추억의 아이스께끼' 바뀌어 고객님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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