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찬국 레슨프로
양찬국 레슨프로

 20일 새벽 미국에서는 남자 US오픈이 열렸지요. 잉글랜드의 매슈 피츠패트릭(28)이 우승했고요. 메이저대회인만큼 우승상금만 315만달러나 됩니다. 우리 돈으로 하면 약 41억원입니다. 연봉 1억짜리 샐러리맨이 41년을 벌어야 하는 큰 액수입니다.

지난 주말 골프는 어땠나요. 당연히 적절한 내기를 하셨겠지요. 내기는 골프의 양념격이어서 내기를 걸지않는 골프는 재미가 반감된다고들 합니다. 물론 큰 액수는 안됩니다. 아마추어의 경우 타당 1000원 정도만 해도 스릴 넘치는 경기가 됩니다. 내기 골프도 재미있어야 합니다. 

1. 사탕은 깨먹지 말고 빨아 먹습니다. 천천히 조금씩, 조금씩 상대가 타격을 받을 수 없는 만큼씩만 따먹어야 합니다. 한꺼번에 큰 돈을 잃게 되면 상대는 정신을 차리고, 더 이상 내기를 하려 하지 않습니다. 

2. 내 돈을 따먹는 사람을 잡으려고 애쓰지 마세요. 복수심만으로는 계속 잃습니다. 결국은 마음을 다칩니다. 내가 맞설 수준이 되면 상대방은 귀신같이 미리 알고 도망갑니다. 주변에서 쉽고, 오래 따먹을 수 있는 호갱을 발견해 정성으로 양성해야 합니다. 이게 내기 골프의 먹이 사슬입니다. 

3. 내기 골프에서는 첫 홀부터 버디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홀이 지날 수록 판돈은 커집니다. 전반 보다는 후반에, 그것도 후반 몇 홀에서 집중적으로 따는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4. 상대가 아웃오브바운드(O.B.)가 났거나 완전히 망가지는 홀에서는 나도 함께 (일부러라도) 보기를 해서 상대가 아쉽게 하고, 피해 복구에의 미련을 갖게 하는 게 좋습니다.  

5. 컨시드를 잘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상대방이 더블 판을 부를 수 있고 또 결정적인 순간 퍼트를 미스할 수 있습니다. 아슬아슬한 홀에서 마크하고 쪼면 상대방이 지겨워합니다. 휴머니즘이 있는 내기꾼이어야 합니다. 

6. 엄살도 허세도 부리면 안됩니다. 돈을 잃어도 화를 내지 않습니다. 흐물흐물 가면 내기에서 압박을 받지않습니다. 대신 난조에 빠진 상대에게 기술적인 조언은 하지않는 게 좋습니다. 상대가 정신을 차리면 내가 죽습니다. 잃고 있다고 위로도 하면 안됩니다. 내기 골프는 끝나봐야 압니다. 

7. 누구누구의 돈을 땄다고 전적을 자랑하지 않습니다. 계획된 내기 골프에 걸릴 수 있습니다. 언제나 피해는 부풀리고, 소득은 줄여서 말하는 게 좋습니다.  

8. 마지막으로 충분한 현금을 갖고 내기 골프에 임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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