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규 선수가 26일 천안 우정힐스 CC에서 열린 KPGA 메이저대회인 한국오픈 마지막날 조민규 선수와의 연장전에서 버디퍼팅을 성공시키고 우승을 확정한뒤 포효하고 있다.[사진=뉴시안]
조민규 선수가 26일 천안 우정힐스 CC에서 열린 KPGA 메이저대회인 한국오픈 마지막날 조민규 선수와의 연장전에서 버디퍼팅을 성공시키고 우승을 확정한뒤 포효하고 있다.[사진=뉴시안]

[뉴시안= 박용채 편집인 기자]승부의 신은 참으로 얄궂다. 주는 듯 했다가 뺏고, 빼앗은 듯 했다가 줬다. 당연히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쥘 수 밖에 없었다. 한국 남자프로골프 대회 메이저대회인 코오롱 한국오픈은 골프가 얼마나 어려운 경기인지 여실히 드러냈다. 조금만 방심해도 승부는 뒤바뀌었다. 경기의 승패가 갈린 곳은 마지막 홀인 18번홀(파5, 521m)이었다. 

조민규선수 대 김민규선수의 연장전. 33세의 베테랑과 21세의 신예였다. 투어 2승째인 조민규는 전날까지 5언더파로 공동선수였다. 이날은 1오버파로 합계 4언더파로 끝냈다. 반면 김민규는 전날 2언더파로 공동 7위에서 출발해 이날 2언더를 기록하면서 합계  4언더파로 공동선두로 경기를 끝냈다.

연장전은 16, 17, 18번홀 세경기 합계로 낮은 타수를 친 선수가 우승하는 방식이었다. 16번홀은 두 선수 모두 파로 마쳤다. 17번홀은 조민규가 파, 김민규가 보기로 끝내면서 조민규가 한타 앞선째 끝냈다. 그리고 맞이한 18번홀. 조민규가 우세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장갑을 벗기까지는 누구도 결과를 알 수 없었다. 먼저 티샷을 한 조민규의 샷은 왼쪽으로 댕겨졌고, 김민규의 샷은 오른쪽으로 밀렸다. 특히 김민규의 티샷은 OB로 여겨졌으나 운좋고 나무를 맞고 OB구역으로 벗어나지 않았다.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한타 앞서던 조민규는 안전하게 레이업을 선택한뒤 세번째 샷으로 그린을 공략했으나 약간 못미쳤다. 반면 1타뒤진 김민규는 그린을 직접 공략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세컨셧이 그린 옆 러프에 멈춰셨다. 조민규는 4온 2퍼트로 보기, 반면 김민규는 3온 1퍼트로 버디를 기록했다. 한타 뒤지던 김민규가 한타를 앞서며 우승을 차지한 순간이었다.  2020년 데뷔한 김민규는 37경기만에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연장전에 들어가기 전에도 18번홀은 '심술' 그 자체였다. 17번홀까지 5언더파로 선두를 달리던 이형준은 18번홀 티샷한 볼이 오른쪽 숲으로 날아가면서 OB가 났다. 결과는 더블보기. 순식간에 선두에서 3위로 떨어졌다. 만약을 전제하면 OB를 내지않고 파만 지켰더라면 우승은 이형준 몫이었다. 승상금이 4억5000만원이고,  3위 상금이 75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OB한방으로 3억7500만원이 날아간 셈이다.

 전날 선두를 달리며 17번홀까지 3언더파로 선두권에 있던 옥태훈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측 OB를 기록하면서 순식간에 선두권에서 미끌어져 내렸다. 신의 장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혹한 상황이었다.

17번홀까지 4언더파로 공동선두였던 조민규는 3타만에 그린에 올려 버디 기회를 맞았지만 아쉽에 홀 바로 곁에서 공이 멈쳐, 파로 마감하면서 연장전에 돌입했다. 이번대회에 1, 2위를 차지한 김민규와 조민규는 영국에서 열리는 디 오픈 출전권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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