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손흥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친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토트넘은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K리그와 경기를 치른 후 16일 오후 8시에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세비야(스페인)와 대결한다. (사진=뉴시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손흥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친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토트넘은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K리그와 경기를 치른 후 16일 오후 8시에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세비야(스페인)와 대결한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 ] 1920년 7월13일 조선체육회가 창립된 이후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명멸(明滅)해 오고 있다.

일제 강점기 링 위에서 일본선수들을 때려 눕혔었던 프로복싱의 신 정복수, 야구 축구 등 다양한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냈었던 이영민, 축구의 김용식 김영근, 일장기를 앞세우고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손기정 남승룡, 해방직후인 1947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 서윤복, 1950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나란히 1,2,3위를 한 함기용 송길윤 최윤칠, 1967년 여자농구를 세계 2위까지 끌어 올렸었던 박신자와 1966년 최초로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에 오른 김기수,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딴 양정모, 1980년대 유럽에서 한국 축구를 날린 차 붐 차범근, 차범근을 이은 박지성, 프로복싱 4전5기의 신화 홍수환, 민속씨름의 이만기와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의 황영조와 서윤복, 함기용에 이어 또 다시 보스턴 마라톤을 제패한 이봉주,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 류현진 1998년 US여자오픈 역전 우승의 박세리, 박인비, 고진영 프로야구의 선동열 이승엽, 이종범, 여자배구의 김연경.....동계스포츠 종목의 김연아, 이승훈, 최민정 그리고 이제 세계축구의 정상 프미리어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손흥민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 2018~2019 UEFA 유럽축구 챔피언스리그 준우승(토트넘), 2019년 12월7일 번리 전 70여m 드리블을 하면서 6명을 제친 끝에 넣은 골로 '더 베스트 FIFA 어워드 2020'에서 푸스카스 상을 받았다. 그리고 아시아선수 최초로 2021~2022 프리미어리그에서 23골을 넣어 공동득점왕을 차지했다.

손흥민의 시대는 진행형이다. 오는 13일 저녁 8시 서울 상암동월드컵경기장에서 토트넘 소속으로 K리그 선발팀과 맞대결로 국내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손흥민은 은퇴할 때 까지 결혼을 하지 않으면서 축구에만 전념할 예정이고, 체력적으로 볼 때 앞으로 3~4년 정도는 더 전성기를 구가 할 것 같다.

그러면 오늘날의 손흥민을 있게 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오늘의 손흥민을 만든 8할은 어버지 손웅정 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손흥민은 ‘아빠찬스’를 최대한 활용한 셈이다.

손웅정 씨는 아들 손흥민이 축구를 잘할 수 있는 것이라면 자신의 목숨보다 더 한 것도 해 주었을 것이라는 것은 손흥민의 그동안 했었던 수많은 인터뷰에서 알 수 있다.

손웅정 씨는 부상으로 프로축구 선수 생활을 일찍 접었기 때문에 아들만큼은 자신의 길을 걷지 않게 하기 위해서 축구선수 생활을 하는 평생 동안 써 먹을 수 있는 기본기를 익히도록 했다.

축구의 가장 기본인 리프팅과 드리블을 익히도록 했는데, 리프팅을 하면서 왼발로 운동장 한바퀴, 오른발로 한 바퀴 그리고 양발로 한 바퀴를 돈후, 8자를 그려놓고 드리블을 하는 훈련을 축구를 시작한 이후 하루도 쉬지 않도록 했다.

손흥민이 지금처럼 세계최고의 골잡이가 된 것은 2010~2011시즌 분데스리그 함부르크에서 첫 시즌을 보내며 팀이 치른 15경기(8경기 선발)에서 3골을 넣고 귀국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손흥민은 평소보다 4kg이 더 나갈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프로선수 첫 시즌 막판에 몸 관리에 실패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아버지 손웅정 씨 가 기다리고 있었다.

2011년 6월부터 7월 중순까지 5주 동안 손흥민은 매일 아침 8시부터 근력훈련을 한 후 왼발로 500번, 오른발로 500번 등 매일 1000번의 슈팅 훈련을 했다. 대부분 페널티에어리어 근처에서 감아 차기(지금의 손흥민 존) 훈련을 한 것이다.

손흥민이 5주 훈련을 끝내고, 2011~2012시즌을 치르기 위해 7월말 함부르크에 도착 했는데, 마중 나오기로 한 에이전트 티스 씨가 손흥민을 못 알아보고 그냥 지나치는 것이었다.

급기야 손흥민이 티스를 불렀다.

“나에요 손 !“

“Oh mam!"

“...............”

“한국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손흥민의 얼굴이 살이 빠져 반쪽이 되었고, 새카맣게 타서 못 알아 본 것이었다.

손웅정 씨는 손흥민이 어릴 때 부터 하루 매일 1천㎖가량의 우유를 마시게 하고, 허벅지뿐 아니라 축구를 위한 모든 근력을 키워왔었는데, 영국 현지에서도 일주일에 세 번씩 한번에 3시간가량 근육 마사지를 해 주는 등 관리를 해오고 있어서 허벅지 근육이 딱딱하지 않고 말랑말랑하다.

따라서 허벅지 근육이 균형(허벅지 전체 근육 중 앞 근육 즉 대퇴사두근이 60%, 뒤 근육 즉 햄스트링이 40% 정도로 조화)을 이루고 있어서 스피드와 밸런스, 지구력을 모두 갖출 수 있는 것이다.

손웅정 씨는 손흥민에게 축구 기본기와 함께 삶의 기본이 되는 겸손, 정직, 배려 등을 가르치고 훈육함으로서 월드스타로서의 올바른 삶을 살아가도록 모범이 되어주고 있다.

송웅정 씨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들이 평생 동안 축구를 직접 하거나, 지도를 하거나, 직관하거나 시청하는 등의 즐기면서 사는 행복한 삶이 되었으면 하는 소박한 것이다.

그러면 오늘의 월드스타 손흥민을 키운 8할이 아버지 손웅정 씨라면 나머지 2할은 누구일까?

오늘날 손흥민의 8할이 아버지 손웅정 씨 작품이라면 1할은 어머니 길은자 씨 몫이다.

손흥민 선수의 가족은 부모와 형 손흥윤, 손흥민 등 4명이다. 그런데 아버지 손웅정 씨와 형 손흥윤 씨가 외형적인 성격이라면, 동생 손흥민과 어머니 길윤자 씨는 내성적인 성격이다.

어머니 길윤자 씨는 조용히 기도하고, 맛있는 음식 만들어 주고, 멀리서 지켜보면서 걱정을 해 주는 전형적인 한국 어머니 상이다.

생긴 모습도 손흥민은 어머니 길윤자 씨와 닮았고, 외할아버지와도 많이 닮았다.

손흥민은 이제까지 몸에 좋다는 약이나 보약을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오로지 꿀, 홍삼, 우유 그리고 어머니가 해 주는 맛있는 음식이 전부다.

손흥민의 오늘이 있기 까지 부모가 9할이라면 형 손흥윤 씨가 5퍼센트 정도의 지분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형 손흥윤 씨는 분데스리그 5부 리그(현재는 6부리그 할스텐벡 렐링겐)에서 선수생활을 하다가 부상을 당해 선수생활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은 동북고등학교 3개월을 다닌 것으로 학교생활을 끝냈기 때문에 친구들이 거의 없다. 축구선수 친구들은 거의 모두 바빠서 만나기 어렵고, 오로지 형이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다. 시간이 날 때 마다 형과 국제전화를 하고 SNS를 하면서 무료함을 달랜다.

그리고 나머지 ‘5’는 독일인 에이전트 티스 블리마이스터, 소속사 스포츠 유나이티드 장기영 대표, 전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제티노 감독, 신태용 인도네시아 대표 팀 감독 그리고 네덜란드 축구 스타 판 니스텔로이가 각각 1퍼센트씩 갖고 있다.

티스 블리마이스터와 독일에서 30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장기영 씨는 손흥민, 손웅정 부자가 독일, 잉글랜드 등 유럽축구와 유럽생활에 밝지 못한 것을 커버해 주고 있다. 두 사람은 함부르크 시절부터 토트넘에 이르기까지 손 부자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은 조건(연봉, 수당 등)의 계약을 이끌어 내어오고 있다.

포제티노 감독은 손흥민이 함부르크 시절부터 4~5년 동안 줄곧 관심을 갖고 있다가 거의 삼고초려(三顧草廬) 끝에 토트넘 훗스퍼 팀으로 데려왔고, 신태용 감독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18 러시아월드컵 등 두 번의 국제대회에서 손흥민과 함께 대회를 치르면서 돈독한 사이가 되었다.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 팀을 맡을 때도 손흥민의 조언이 많은 역할을 했다.

네델란드 축구 전설 뤼트 판 니스텔로이는 손흥민이 2011 시즌 함부르크에 입단했을 때부터 자신과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2005~6시즌)에서 함께 뛴 인연을 앞세워 격려를 해주었다.

2011~2012시즌을 앞두고 손흥민은 함부르크가 첼시(잉글랜드)와 치른 평가전에서 후반 37분경 투입되었다.

손흥민은 투입된 지 5분 정도 지난 후반 42분 경, 1대1 상황에서 왼발로 결승골을 터트려 1군 선배들이 모두 와서 축하를 해 주었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경기종료 직전 카르발류 선수와 충돌해 왼쪽 발가락 골절상을 당했다. 1군 데뷔를 앞두고 목발신세를 지게 된 것이다. 그때도 판 니스텔로이가 찾아와 “괜찮아! 우리는 너를 기다릴 꺼야”라면서 위로를 해주며 큰 힘이 되어주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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