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사진=뉴시스)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사진=뉴시스)

[뉴시안= 박은정 기자]"치솟는 금리 때문에 하루 하루가 불안해요. 신용대출 받으려고 점심 시간마다 은행 창구에 가서 대출 한도와 금리 조회하고 있어요. 은행별로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 받아 어느 곳이 금리가 낮은지 매일 확인해요. 언제가 가장 낮은지, 어떤 곳이 제일 좋은 조건인지 판단을 내리기가 너무 어려워요." 

결혼 1년 차인 김민아 씨(33) 부부는 지난해 서울 외곽의 구축 아파트를 이른바 갭투자로 매입했다. 매매가 5억원에 전세는 2억6000만원. 결혼직후 월세를 살던 김씨 부부는 은행대출을 통해 전세 보증금을 해결하고 아파트 입주를 생각하고 있지만 최근 금리가 급등하면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우선 김씨는 주택담보대출로 2억원을 마련키로 하고, 12개월 변동 금리 4.8%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다. 김씨의 발목을 잡는 것은 신용대출이었다. 신용대출 한도는 높아졌지만 금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은행에 문의해보니 주택담보대출만 금리가 낮아지고 신용대출 금리는 계속 인상되고 있다"며  "점심때면 더 낮은 금리를 찾아 이른바 '금리 쇼핑'에 나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자 김씨는 결국 주거래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신청했다. 6개월 변동금리로 4.66% 조건에 4000만원을 빌렸다. 나머지 2000만원은 부모로부터 빌리기로 했다. 김씨는 "학자금 대출도 없이 아등바등 살아왔는데 앞으로 이자 갚는 데 돈을 모아야 할 생각을 하니 앞일이 까마득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유명 결혼준비 카페 '다이렉트 결혼준비'에는 매일 신혼집 대출로 고민하는 예비 신혼부부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예비 신혼부부들은 "월급은 제자리인데 물가와 금리까지 인상되면 어떻게 살라는거냐", "요즘 월세가 전세를 넘어섰다고 하더라. 반전세라도 알아봐야 겠다", "대출 받은 사람들 허리가 휜다"라며 토로했다. 

자연스레 저금리 대출처를 찾아 인터넷을 뒤지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주상민(28) 씨는 "주거래 은행이 KB국민은행이었는데 인터넷 은행이 금리도 낮고 대출 한도가 높아서 그쪽에서 3500만원을 신용대출 받았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2030세대는 경제생활을 시작한 뒤 한 번도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적이 없다"며 "지금 세대는 연 3% 금리로 돈을 빌렸다면 평생 그 수준이 갈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지금의 경제 상황으로 보면 그런 가정이 변할 수 있다. 이런 위험이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의사결정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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