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Z세대들은 짠테크 일환으로 '배송비체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상품은 100원, 택배비 2900원 총 3000원에 체험 키트를 구매할 수 있다. (사진=네이버쇼핑 캡처)
최근 MZ세대들은 짠테크 일환으로 '배송비체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상품은 100원, 택배비 2900원 총 3000원에 체험 키트를 구매할 수 있다. (사진=네이버쇼핑 캡처)

[편집자주] MZ세대에게 요즘의 고물가는 처음겪는 상황이다. 한때 '플렉스 한다', '생각 없이 돈을 쓴다'는 비아냥도 들었지만 요즘은 한 푼도 쓰지 않고 하루를 살아내는 '무지출챌린지'가 유행이다. 뉴시안은 MZ세대들의 무지출챌린지 현장을 들여다봤다. 

[뉴시안= 박은정 기자] "배송비체험 몰라요? 생활에 큰 불편함 없나봐요" 농반진반의 얘기지만 한푼이라도 아쉬운 MZ들 사이에서 '배송비체험'은 일상이다. '하늘아래 최고의 가성비'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배송비체험은 배송비만 지불하고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상품 100원·배송비2900원' 또는 '상품 0원·배송비 3000원' 등의 형태로 대체적으로 3000원이면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 검색을 하면 관련 내용이 줄줄이 올라온다. MZ들이 자주 이용하는 커뮤니티에는 관련 소식이 차고넘친다. 그만큼 이용자가 많다.

주부 신지연씨(32)는 요즘 배송비 체험으로 생필품을 조달한다. 그는 "최근 물가가 너무 비싸지면서 제값을 주고 살 수 있는 게 많지않다. 립스틱을 비롯한 화장품·섬유유연제·생리대 등 품목에 상관없이 배송비체험으로 생필품을 산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친구들이 주변에서 배송비체험으로 립스틱을 저렴하게 구매했다고 자랑할 때마다 '이게 뭔가' 싶었는데 이제는 내가 배송비체험 매니아가 됐다"며 "적은 비용으로 필요한 상품을 구매하고, 신제품을 이용할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기자도 직접 도전해 봤다. 즐겨찾는 '더쿠' 커뮤니티의 '뷰티' 카테고리에 들어가자 '배송비체험' 상품을 공유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이용자들이 올려놓은 링크를 통해 ㄱ사의 립틴트(소매가 2만원)를 배송비체험으로 구매했다. 

인기제품인 탓인지 경쟁이 심해 첫 시도는 실패. 2주를 기다린 뒤에야 겨우 구매했다. 하지만 막상 제품을 뜯어보니 선호하지 않은 색감이어서 오래 사용하지는 않았다. 이외에도 주방세제, 욕실세제, 비누, 매실원액 등을 배송비 체험으로 구매해 사용해봤다. 값은 한결같이 3000원. 만족스러웠다. 커피한잔 정도의 가격에 생필품을 쓸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 했다. 세제와 강아지 간식을 각각 3000원에 구매해 본가에 보낸 적도 있다. 부모님들은 '배송비 체험' 상품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좋던데? 웬 일이람?"라며 만족해 했다. 

배송비체험 이벤트 소식은 온라인 검색을 통해 가능하지만 MZ세대들은 주로 자신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인한다. 온라인커뮤니티 '더쿠'에는 '3000원 있는 사람?', '3000만큼 사랑해', '3000원 딜' 등의 글을 통해 배송비체험 상품을 품절 이전에 빠르게 구매할 수 있도록 공유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마케팅 일환으로 이벤트를 전개하는만큼 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어 나쁘지않다.  

다만 가끔 '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 기자처럼 피부에 맞지 않거나, 자신에게 맞지 않는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가를 주고 산게 아닌만큼 다행히 '화'는 크지 않았다. 주부 김미연(31) 씨는 "지난해부터 배송비체험 이벤트 소식만 들으면 구매하다 보니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싸다고 구매하는 경우가 늘어 되레 적지않은 비용을 소비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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