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대학생기자단특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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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MZ세대는 요즘 시대의 아이콘이다. 언론기사는 물론이고 기업 마케팅, 투자동향, 소비 트렌드 조사, 심지어는 정치에서도 MZ를 호출한다. 너도나도 MZ를 부르짖는 상황에서 MZ를 모르면 우리 사회에서 행세할 수 없다. 통상적으로 MZ는 1981~2010년 태생의 M세대(Millennial)와 Z세대(Generation Z)를 일컫는다. 하지만 이 표현만으로는 아무 것도 설명할 수 없다. 

도대체 MZ는 누구인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특징을 갖고있으며, 어떻게 행동하는가. 뉴시안은 한국사회의 중핵이 된 MZ세대를 종합 분석하는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그래픽=뉴시안] 
[그래픽=뉴시안] 

"니 아부지 뭐하시노" 제발 묻지 마세요 

개인주의. 오늘날 MZ세대를 정의할 때 가장 먼저 따라붙는 수식어다. 뭐든 혼자 하는 것을 즐긴다는 이유에서다. 혼자 밥먹고, 영화를 보고, 여행도 훌쩍 떠난다. '혼자' 무엇을 하는 행위가 익숙해진 것이다.

기성세대 역시 MZ세대를 개인주의 성향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실시된 '사람인' 조사결과 조사한 기성세대들의 59%가 "MZ세대 직원들은 조직보다 개인 이익을 우선시한다'"고 응답했다. 

과연 그럴까. 행여 MZ를 쳐다보는 기성세대의 선입견은 아닐까. 따져보자. 이들은 상대적으로 대가족으로 살았던 기성세대에 비해 자녀수 1~2명의 핵가족하에서 자랐다. 자연스레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던 세대다. 이는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만 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984년(1.74명) 1명대로 떨어진 이후 줄곧 감소해 왔다. 38년전부터 지속된 상황이니 사실상 대부분의 MZ세대가 형제자매가 없거나 기껏 1명인 환경에서 나고 자란 셈이다. 이들은 맞벌이로 바쁜 부모를 '늘' 기다려야 했다. 2000년대 들어 컴퓨터와 휴대전화가 일상화됐고, 친구나 가족보다 '그것들'과 더 가까워졌다.

뉴시안이 인터뷰 과정에서 만난 MZ세대 5명 중 4명도 '유년 시절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지수(29) 씨는 "어릴 적엔 부모님이 토요일까지 일했다. 야간작업이 있는 날이면 친언니와 단둘이 밥을 차려 먹고 주말을 보냈다"고 말했다. 박성진(34) 씨는 "부모님이 맞벌이였다"며 "학원을 다녀오면 방에서 게임을 하면서 부모님을 기다리곤 했다"고 회상했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금전적으로 풍족했고, 정신적으로 자유로워졌다. 과거 대가족때처럼 부모와 형제자매를 위해 생계에 뛰어들어야 하는 경우도 줄었다.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해도 '개성'으로 존중받는 환경이었다.


개인주의? 함께 분노하고 함께 웃을뿐

이들은 과연 이기적일까. MZ세대에서 나타나는 개인주의는 통상적으로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개인주의와는 결이 다르다. 여기서 말하는 개인주의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타인의 평가에 영향을 덜 받고 자신의 주장을 자유롭게 펼치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뉴시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와 함께 MZ세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특징(중복응답)을 묻자  '개인주의(61.8%)'라고 대답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이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싫어한다(48.3%)', '다른 사람과의 갈등을 회피한다(31.3%)' 순이었다. 그들 스스로도 개인주의 성향이 짙다고 여기지만 개인을 중요시하는 만큼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도 싫다는 것이다. '나'를 존중하는 만큼 또다른 나인 '너'를 존중한다는 방증이다.

MZ는 종교적, 사회적 문제때문에 비주류로 여겨졌던 자신들의 이야기를 결코 숨기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편견에 괴로워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때로는 분노로, 웃음으로 풀어낸다. 그를 지켜보는 대중은 애써 못본 척 눈을 감는 대신 함께 분노하고, 웃음으로 하나가 됐다. 기성세대의 사회에서는 그들의 존재 자체가 터부시됐던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변화다.

이는 최근 성소수자(LGBT) 이야기가 대중에게 스며들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않다.  트랜스젠더 유튜버 '풍자'는 유튜브와 케이블 채널을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고, 게이 유튜버 '동준'은 월 조회수 1억뷰를 넘기는 대형 크리에이터가 됐다. 여성 동성애자 커플의 좌충우돌 결혼식 일대기는 언론 매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며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았고, 책으로도 출판됐다. 실제 남성 동성애자의 연애를 그린 '시맨틱 에러'를 비롯해 동성애적 요소가 가미된 '마인', '아모르파티', '알고 있지만' 등의 드라마가 쏟아졌다. 

이런 드라마가 대로를 활보하게 된 것은 MZ세대를 주축으로 한 대중의 수용적 태도에서 기인한다. 최근 웨이브에서 다양성 커플의 로맨스를 다룬 연애 리얼리티 '메리 퀴어', '남의 연애'가 방송되자 일부 맘카페 등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었다. 그러자 MZ세대들은 "그럼 우영우 보여줘라, 호기심에 변호사 되게", "자식 교육 전에 부모가 먼저 사람이 되어라",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삶을 지적할 권리가 있나"라며 맞섰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에 보도된 메리퀴어. [사진=타임 유튜브 채널 캡처, 웨이브]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에 보도된 메리퀴어. [사진=타임 유튜브 채널 캡처, 웨이브]

대학생 권예나씨(21)는 "성소수자 친구와는 그쪽 문화에 대해 듣기도 하고, 다른 친구와 다름 없이 지낸다"라면서도 "그렇지만 저를 연애대상으로 생각하는 걸 알게 되면 친구로 지내기에 어색하게 느껴져 거리를 둘 것"라고 답했다. 이유는 그가 성소수자라서가 아니라, 여느 이성과 다름 없이 각자의 취향 범주 안에 들지 못하는 연애대상에 대한 거부감에서 비롯되는 감정이라는 설명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BL 장르에 대한 발걸음이 눈에 뜨게 많아지면서 미디어가 소수자를 다루는 방식이나, 음지의 양지화 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며 "성소수자들의 환경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고민과 공론화가 필요하다면, 그들의 생생한 삶 자체를 보여줘야 하지 않나라는 기획에서 착안했다"라고 밝혔다. 향후 이들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는 시도가 지속된다면 긍정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동성애와 이성애의 차이는 출산의 가능 여부일 뿐이며, 남의 출산 여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들의 개인주의가 타인에 대한 이유 없는 두려움을 지워가고 있는 셈이다.


나와 다르다고 비난할 권리는 없다

지금의 MZ세대는 국가 최고지도자를 권력에서 끌어내리는 데 앞장선 세대이다. 과거 기성세대가 민주화를 위해 나섰다면 이들은 '공정'을 위해 나섰다. MZ가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온 것은 박근혜 전대통령과 최서원(최순실)의 국정농단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최서원의 딸 정유라가 과거 SNS에 올렸던 글이 분노의 도화선이 됐다. '능력이 없다면 부모를 원망해라, 돈도 실력'이라는 정유라의 말은 수저론에 지친 MZ들을 행동하게 했다.  

지난 4월에는 정호영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가 경북대 의대에 연이어 편입학한 사실이 드러나자 '아빠찬스' 의혹이 제기됐다. 분노한 그들을 잠재울 수 없던 정 후보자는 사퇴를 결정했다. 자녀 입시 비리 혐의를 받는 조국 전 장관은 정권이 바뀐 뒤에도 재판을 이어가고 있다. 부모의 특권으로부터 나온 실력. 불의하고, 불공정하게 만들어진 권력은 끌어내려야 한다는 그들의 연대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김의겸 당시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논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강남 망언' 등을 지켜보며 전 정부와 다를 바 없는 불공정함에 실망했다. 문재인 정부 4년차인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후보를 향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며 심판한 것도 이들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윤석열' 정부라 해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많은 이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수평적 관계가 강조되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초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관리자가 활동을 주도했던 것과 달리 현재의 커뮤니티 내 관리자는 '홈페이지 관리자'만의 역할을 수행한다. 관리자가 아닌 누군가 '완장질'을 하려하면 문제를 제기하고, 끌어내린다. 온라인에서 만큼은 아버지가 누구인지, 가진 게 얼마인지 알 필요 없이 누구나 평등해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노오~력이 인정받는 세상은 올 것인가" 

MZ세대가 공정을 강조하게 된 것은 지식과 기술의 평준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1960년대생이 20대였던 1980년대 대학진학률은 20%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9년 대학진학률은 77.8%로 치솟았다. 대학생은 더이상 엘리트가 아니게 됐다. 

개인컴퓨터(PC) 보급 초기와 달리 지금의 MZ세대는 인터넷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다. 이들은 고교 평준화로 동일한 고등교육을 받았고, 기초적인 정보와 기술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이 과정에서 사소한 차이가 거대한 격차를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는 '수저론'으로 포장된 세습자본주의, '계층'을 대물림하려는 특권층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는 여기서 나왔다. 이들이 개인주의에 익숙해지고, 성과주의를 중시하며, 공정을 강조하게 된 사연이다. 살아남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2016년 구의역 사고에 많은 청년이 공감하고, 아파했던 것도 그 청년에게서 자신이 투영됐기 때문이다. 당시 '너는 나다'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이들은 사회의 하류층이었던 김군의 사고에 슬퍼했고, 자신을 그와 동일시했다. 여전히 변하지 않는 현실에 분노했다. 그의 가방에서 발견된 컵라면이 많은 이들을 눈물짓게 한 것도 그들의 처절함을 나타내서다. 

 지난해 서울의 청년 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87%가 지난 10년간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더 심각해졌다고 느꼈고, 앞으로도 심화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최영준 한국은행 경제연구위원은 MZ세대의 소득, 자산, 부채, 소비 등 주요 경제상황은 X세대 등 이전 세대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분석했다. 총소득의 90%가량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은 2018년 MZ세대 연령대가 2000년 동일 연령대 대비 1.4배 높아졌으나, X세대(1.5배)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의 근로소득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 동일 연령대 대비 1.07배 수준에 그쳤다.  2018년 X세대(1.08배), BB세대(1.2배)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들 세대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영향이다.

또 이들의 금융자산은 2012년 동일 연령대의 금융자산에 비해 1.3배 증가했으나, 2001년~2018년 대비로는 정체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취업난 등으로 금융자산 축적을 위한 종잣돈 마련이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특히 금융자산 양극화로 2018년 기준 MZ세대 연령대의 금융자산 불평도는 0.49로 2016년(0.56) 동일연령대 불평도에 비해 상당폭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MZ세대 연령대의 소비성향이 2000년 동일 연령대 소비성향 대비 0.9배 수준으로 하락했다. 총소비는 늘었지만 고물가 시대에 경제적 여유가 적은 만큼 필수소비를 절약한 영향이다. 

경제성장과 함께 전체소득도 늘어났고, 대한민국은 선진국 반열에 들었다. 그럼에도 근로소득은 상승폭은 정체하고 있으며, 고물가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자산 소유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자본세습구조도 강화되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단순하다. 개인의 노력이 짓밟히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 부모가 물려준 수저 없이 개인의 노력만으로도 계층 이동이 가능한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사다리 없는 한국, MZ의 플렉스를 왜곡말라 

토마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을 통해 오늘날 자본 소득으로 부가 증가하는 규모와 속도는 노동소득으로 부가 증가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빠르다고 말했다. 자본을 먼저 축적한 세대는 노동소득만으로 부를 축적하는 이들의 기회를 빼앗아 간다. 그들이 쌓은 부는 자신의 자녀에게 세습되고, 세습의 규모는 더욱 확대된다. 이른바 '흙수저'는 부모보다 가난해질 가능성이 높고, '금수저'는 부모보다 더 부유하게 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4월 SBS '써클하우스'에는 28세에 차를 8번 바꿨지만 적금은 단 1만원에 불과한 '카푸어족' 펑펑이 씨(가명)가 등장했다. 청년 사업자인 그는 자가용 구매시 할부로 결제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차도 일종의 패션"이라며 "차는 가장 나를 쉽게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며 사람들이 명함보다 차를 보고 나를 판단한다"며 차를 수시로 바꾸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알려지자 MZ세대와 기성세대간의 확연한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 MZ세대 누리꾼들은 "주변에 카푸어족들이 많아지고 있다", "본인들이 타고 싶다는데 뭐가 문제냐", "이 때 아니면 언제 즐기겠냐" 등의 동조의견을 보인 반면, 기성세대는 "능력이 안되면 그냥 뚜벅이로 여유롭게 사는 것이 낫다", "철 없는 행동이다", "한 푼이라도 모아야 할 때 플렉스 타령이냐" 등의 지탄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MZ세대는 명품백 구매를 위해 점심 도시락을 지참하고, 호캉스를 위해 편의점 컵라면으로 저녁을 떼운다. 기성세대의 시선에서는 한심하게 비춰질 게 틀림없다. 그러나 한꺼풀 벗겨보자. 그들은 오픈런을 마다하며 내가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다. 나의 행복을 위해 가치 있는 소비를 했다고 생각한다. 평생을 살아도 살 수 없는 집 대신 소소한 행복을 누리겠다는 것이다. 손 끝에서 너무나 먼 부동산과, 고물가라는 낭떠러지 앞. 수저 없이는 작은 것 하나도 온전히 소유하기 힘든 상황에서 '플렉스'란 그들만의 생존법과 다름없는 셈이다. 


행동하며, 연대하고, 변화한다

2016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시위에 한 참석자가 촛불을 앞에 두고 있다. [사진=뉴시안]
2016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 시위에 참여한 시민이 '박근혜 퇴진'이라는 피켓과 촛불을 앞에 두고 있다. [사진=뉴시안]

흔히 기성세대는 MZ세대가 행동하지 않는다며 비판한다. 가장 큰 근거는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판단에서다. 한국행정연구원이 2021년 9월 MZ세대 약 8000명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파는 Z세대 78.6%, M세대 67.1%로 집계됐다. 기성세대(54.5%)보다 높은 수치다. 

이는 특정 정당, 특정 인물만을 지지하던 기성세대와는 달리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표할 수 있는 이가 나타나면 적극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과 같다. 자신을 표현하는 데 과감하듯, 본인의 지지를 표현하는 데에도 거침이 없어서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이들의 덕을 봤다. 대통령 선거에 혜성같이 등장한 그는 검찰총장 출신으로서 MZ세대의 마음을 얻었다. 촛불혁명으로 일궈낸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이들은 또다른 공정을 앞세운 그에게 표를 줬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직접 정치에 뛰어드는 사례도 적지 않다. 

또 이들의 개인주의는 공통된 관심사로 거리낌 없이 연대감을 형성한다. 권수영 연세대 상담코칭학과 교수는 이를 '연대적 개인주의'라고 정의했다. 권 교수는 "MZ세대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자신과 가치관이 같으면 강한 연대감을 만든다"며 "또한 굉장한 결속력을 갖고 있어 기성세대보다 건강한 생각, 창의적인 생각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들의 연대적 개인주의는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이 일상화된 이들은 만나지 못하는 대신 온라인에서 힘을 모아 연대하며, 사회 이슈를 알리고 변화를 이끌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득권이 아닌 나 자신도 어떻게든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믿어서다. 

지난해 대한민국을 휩쓴 '정인이 사건'도 한 예다. '자신밖에 모른다'는 꼬리표가 붙은 이들은 각종 SNS에 '정인아미안해'라는 해시태그로 연대하며 사회 각기계층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현재 정인이 양부모에게는 중형이 선고됐고, '정인이법'이 시행됐다. 사회 곳곳에서 입양아를 위한 제도 개선 역시 활발하다.

지금의 MZ세대는 자신들을 향한 날선 편견에, 힘겨운 현실에 맞서면서도 대한민국의 헌정사상 최초의 혁명을 이뤄냈다. 그런 이들에게 "요즘 애들은 자기밖에 모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MZ세대가 기성세대에 비해 '나'에게 집중한다는 것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기 자신에게 집중했기에 남과의 다름을 인정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간다. 자신으로부터 탄생할 변화를 위해 거리로 나왔다. 

이들의 분노는 대통령을 탄핵하는 최초의 역사가 됐고,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의 불씨를 품게 됐다. 기득권에 의해 불평등과 부조리로 만연해진 한국은 바뀌어야 하며, 그 원동력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믿는다. 한국이 싫다면서도 자신들을 주축으로 한 한국의 힘을 믿는다며 '국뽕'에 취한다. 

이런 이들이 행동하지 않고, 공동체와 동떨어져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이들의 개인화 역시 기존 체제의 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표출하는 방법인 셈이다. 기성세대가 그랬듯, MZ세대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어가고 있을 뿐이다.

기획·취재=조현선·박은정 기자 / 김소연·이단비·김용태·김다혜 대학생 기자단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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