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OTT 웨이브. (사진=웨이브 홈페이지 캡쳐)
국내 토종 OTT 웨이브. (사진=웨이브 홈페이지 캡쳐)

[뉴시안= 조현선 기자]OTT 업계가 비상시국에 직면했다. 2년간 승승장구해 왔던 글로벌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가 구독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토종 스타트업 OTT 왓챠는 매각설까지 나왔다. 코로나19 엔데믹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감소폭이 크다. 국내 OTT 업계가 대응에 나섰지만 유료 가입자 이탈을 막기는 쉽지 않은 모양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인덱스 조사 결과 지난 4월 기준 국내 주요 OTT 플랫폼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디즈니플러스 △시즌 △왓챠의 모바일 사용자 수는 총 2686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3026만명) 대비 약 340만명이 빠졌다.

이같은 추세는 국내 OTT 업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넷플릭스의 지난 2분기 유료 가입자 수는 2억2067만명으로 전 분기 대비 97만명 줄었다. 넷플릭스의 구독자 감소는 OTT 시장에서 큰 상징성을 갖는다. 신생 시장인 만큼 서로 경쟁을 통해 동반 성장하며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하는데, 업계 1위의 구독자 감소는 곧 악재로 꼽힌다. 선두권에서 멀어질수록 구독자 방어가 취약해서다.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유료회원의 숫자가 국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서는 등 레드오션이라는 평가가 나온 데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등으로 외부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영향을 고려할 때 구독자 방어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예상보다 큰 감소폭을 우려하고 있다. 1분기 만에 약 10%의 회원이 줄어든 것이다. 특히 애플TV나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 시점과 감소세를 기록하기 시작한 시점이 맞물리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이 막대한 자본으로 쏟아붓는 콘텐츠 홍수를 토종 OTT가 방어하기엔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다.

토종 스타트업 OTT 왓챠의 부진도 우려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왓챠는 경영권 양도, 소수지분 매각 등의 조건을 걸고 투자자를 찾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는 1000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에도 나섰지만 자금확보의 어려움으로 매각까지 몰렸다. 왓챠 이용자 수는 지난 6월 기준 108명으로 국내 7위다.

국내 OTT 업계는 대응에 나섰다. 최근 CJ ENM의 자회사 티빙은 KT 자회사 시즌을 인수했다. 지난 6월 기준 티빙과 시즌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각각 402만명, 157만명으로 단순 합산 가입자 수는 약 557만명으로 늘어난다. 토종 OTT 1위인 웨이브(433만명)을 넘어서는 수치다. 중복 가입자를 감안하면 편차는 있겠지만, 업계 1위를 무난히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웨이브는 콘텐츠 다양성 강화로 맞서겠다는 방침이다. 기존의 지상파3사 중심의 프로그램과 오리지널 콘텐츠를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에는 HBO 맥스 오리지널 라인업·독점 콘텐츠를 수급한다고 밝혔다. HBO맥스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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